▲ [장면도] | ||
대회의 모든 대국은 참가자의 실명이 아닌 아이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국자가 프로인지 아마인지 혹은 연구생 소년인지는 본인이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대회가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블라인드 랜덤 매치 방식이 익명 대국의 긴장과 호기심을 더욱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블라인드 랜덤 매치 방식이란, 대국 마당에서 대국 신청 버튼을 클릭하면 현재 대국 가능한 출전자들 가운데 한 사람과 임의로, 자동적으로 대국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따라서 자기가 누구하고 두게 된 것인지는 일단 대국실에 들어가서야 알 수가 있다.
연승전의 최대 약점은, 쉬운 상대만 골라 두면서 승수를 쌓아 가는 이른바 ‘골라두기’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만 두면서 그 중 한 사람에게 승수를 몰아주는 ‘몰아주기’. 따라서 이번 대회 관계자들은 블라인드 랜덤 매치 방식이 골라두기와 밀어주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이지 방식은 대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대국 마당이 갑·을 둘로 되어 있다. 출전자들은 일단 을조에서 대국을 한다. 거기서 5연승을 올려야만 갑조로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갑조에서의 대국이 비로소 연승 기록의 대상이 되는 것.
을조 대국에서 5연패하면 탈락이고, 갑조에 올라갔다 하더라도 갑조에서 5연패하면 다시 을조로 떨어진다. 탈락자에게는 일정 기간 재등록의 기회를 부여한다.
▲ [실전도] | ||
5월15일, 대회 개막 이틀 만에 갑조 진출자가 나타났는데, “과연 최초로 을조 5연승을 올린 사람이 누구냐? 프로냐, 아마냐?”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관전석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기력만큼은 프로에 버금가는 실력임은 분명하다.
소개하는 기보는 갑조 진출 테이프를 끊은 ‘moni’의 기보. 흑이 ‘moni’이고 백은 ‘cjsqnd’이다.
장면도를 보자. 흑(moni)이 사방에 실리를 챙겨놓고 있는데, 좌하귀쪽 흑들의 대마가 걸려 있는 모습이다. 이게 잡히면 물론 끝. 또 살더라도 근거 없이 떠있는 중앙 흑들에 악영향을 끼쳐서도 곤란하다.
백1로 파호!! 과연 어떻게 수습하려나.
실전도는 moni가 보여준 수습 솜씨다. 저 아래 귀퉁이에 잡혀 있는 흑 한 점을 흑1로 끌고 나간 후 흑3으로 끊은 것과 백8∼12로 한사코 잡으러 올 때 흑13이 묘착이었다. 이 연결타로 흑 대마는 17까지 A·B를 맞보기로 완생.
그리고 중앙 흑도 23으로 먼저 보강하게 되어서는 흑의 바둑이다.
수순 중 백4로 B에 두는 것은 흑C로 돌려쳐 패가 된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