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 실장은 미국 뉴욕 다운타운가의 다다 아카데미와 영국의 비달사순 아카데미를 수료한 유능한 헤어 디자이너. 이천수 외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이 그를 찾아온다고 한다.
민 실장은 “이천수의 마인드가 튀지 않았다면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면서도 전적으로 헤어 디자이너의 생각을 존중해준 덕분에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 실장은 영국 유학중에 2002월드컵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라운드를 달리는 태극전사를 볼 때마다 가슴 벅찬 감동이 있었지만 헤어 디자이너로선 아쉬움이 컸다는 것.
“선수들이 너무 지루하면서도 정직한 머리를 하고 있었다. 움직임이 극대화되는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귀국 후 운좋게 이천수를 만나게 됐다.”
태극 문양 머리는 이천수의 조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치러진 한·일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하자 이천수는 일본으로 출국 전 헤어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싶어했다. 이에 민 실장은 태극문양 머리를 생각해냈고 오랜 시간의 작업 끝에 태극문양이 탄생됐다, 하지만 그 ‘덕’에 이천수는 경기하는 날까지 4일 동안 머리를 감을 수 없었다.
민 실장은 오는 10월 박은경 원장과 함께 런던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한 뒤 스페인으로 날아가 이천수의 머리를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