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중시하지 않는 몽골인 성격엔 한국식 바둑 잘 맞아…바둑 접목한 여행 상품 개발 계획”
제19회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를 참관하고 있는 몽골바둑협회의 시네(Shine·38) 회장은 한국 바둑을 몽골에 이식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시네 회장은 바둑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종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한국통이다. 몽골에서 체스를 즐기던 그는 한국에 유학 와서 바둑을 처음 접한 후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바둑동아리에서 배운 그의 기력은 3급 정도다. 하지만 2023년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정도로 그의 바둑 경력은 화려하다.
몽골의 바둑 인구는 현재 약 150명으로 추산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셈이다. 몽골에 바둑을 전파한 것은 수십 년 전의 일본인들이었지만, 한국에서 배운 시네 회장은 일본식 바둑보다 한국식 바둑이 몽골인들의 성격에 더 맞는다고 말한다. 그는 경쟁보다 상대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현재 몽골에서 가장 높은 기력을 가진 선수는 5단이며, 그가 몽골 바둑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몽골 내 바둑 보급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변변한 바둑 책이나 바둑 용품조차 부족하다. 시네 회장은 “몽골에 불고 있는 한류의 흐름에 바둑이 더해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한국 바둑 단체들이 몽골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활용해 바둑과 여행을 접목한 스포츠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한국과 몽골 간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둑을 통해 몽골과 한국이 더욱 긴밀히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시네 회장의 열정이 몽골 바둑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