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중국인 리 아무개 씨가 서울 강남구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A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보관금 청구소송에서 “13억 4352만 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리 씨는 지난 2013년 대리인 진 아무개 씨를 통해 806만 위안(13억 4352만 원)을 A사가 운영하는 카지노에 맡겼다.
그런데 진 씨가 카지노에서 이 돈을 리 씨 모르게 인출한 뒤, 자신의 명의로 다시 카지노에 맡긴 게 문제가 됐다. 이후 진 씨는 자기 명의로 보관된 리 씨의 돈을 인출해 빼돌렸다가 횡령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여기에 리 씨는 카지노 측에 이 돈이 자신의 돈이라며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지노 측은 “진 씨에게 돈을 돌려줬고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맞섰고 결국 리 씨는 카지노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돈을 맡기는 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진 씨가 아니라 리 씨”라며 보관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카지노 측은 진 씨에게 돈을 지급할 당시 카지노 사업자로서 갖춰야 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그 결과 진 씨가 보관금을 돌려받을 권한이 없을 알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지노 측이 선의·무과실로 보관금을 진 씨에게 줬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