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카 도모카즈 | ||
그렇게 잘나가던 우리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된 것은 오카의 질투심 때문이었다. 오카는 메이저리그에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등 뛰어난 실력으로 인해 기세가 등등했지만 왠지 내 앞에서는 어깨를 펴지 못했다. 나 또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오카한테 오히려 더 당당하게 행동했다.
하루는 연습시간에 오카가 나한테 공을 집어던지며 ‘저쪽으로 가서 연습하라’며 화를 냈다.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꾹 참고 있다가 물을 마시러 가는 오카한테 다가가서 내가 먼저 한 대 툭 쳤다. 그랬더니 오카가 날 때렸고 그로 인해 큰 싸움이 벌어질 뻔했으나 다른 선수들이 말리는 바람에 아무 일 없이 끝나고 말았다.
일단 진화는 됐지만 너무 분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내가 야구는 못해도 일본 놈한테는 맞고 살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다음날 아침 호텔 복도에서 우연히 오카와 마주쳤다. 분한 마음에 내가 먼저 달려들었고 결국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오카가 크게 다치고 말았다.
일방적인 공격으로 내가 이긴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오카의 부상으로 일이 예상 밖으로 확대됐다. 이유를 따지고 들면 내가 잘못한 일이었는데 오카는 몬트리올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듬해 나도 또한 몬트리올로 가게 된 것이다.
1년 뒤에 만난 오카는 이미 빅리그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신분의 여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카는 날 굉장히 반갑게 맞이했다. 아마도 자신은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날 챙겨줬을 것이다. 몬트리올에서 우린 새로운 친분 관계를 형성하며 지금까지도 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다. 묘하다면 묘한 인연인 셈이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