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핫라인 떼어가자 눈물
고 전 총리는 겉으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이 바람이 싫은 듯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도 그 바람이 강하게 불기를 바랄 것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일화는 고 전 총리가 얼마나 바람이 불어주기를 강렬하게 열망하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고 전 총리는 37세에 전남도지사를 시작으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교통부 장관을 거쳐 농수산부 장관으로 재직하다가 갑자기 ‘백수’가 된 적이 있었다. 그의 나이 47세 때의 일이었다. 당시 그는 얼마나 상심했던지 기자들 앞에서 눈물까지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혹자는 그런 고 전 총리의 모습을 보고 ‘권력의 금단현상의 표출’이라고까지 해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무엇이 가장 서운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관이 되면 집에 청와대와의 직통 전화가 가설된다. 장관을 그만두면 그 날로 떼어간다”라는 말을 꺼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30대부터 권력의 주변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권력의 생리를 잘 안다. 그리고 그 향수를 쉽게 잊지도 못할 것이다. 그에게 대권 도전은 시기의 문제이지 ‘예스 노’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