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K배는 우리로서는 구원(舊怨)이 있는 무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패하는 바람에 국제대회 연승행진을 ‘23’에서 끝낸 것.
이번 출전 선수는 이창호 유창혁 이세돌 9단에 얼마 전에 새 국수에 취임한 최철한 7단, 그리고 송태곤 6단 등, 이른바 신5대천왕이다. 최고 멤버를 파견한 것.
[1도]
백1·3의 갈라치기에서 5로 달릴 때 흑6으로 들어온 것은 기세. 백7과 흑8도 각각 당연한 ‘마이 웨이’인데, 백9로 보강할 때 흑10이 과했다는 것.
[2도]
실전진행이다. 백1이 통렬하고도 준엄한 문책. 귀를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흑은 2∼6으로 수습하는 정도였으나 백1∼5의 실리가 짭짤해 이 교환은 백이 재미있었다는 것.
다만 백도 7로 당장 협공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중론. 우상귀 흑의 소목에 걸치는 것으로 충분했다. 아무튼 백7의 협공으로부터 바둑은 돌연 난전의 소용돌이로 빠지는데….
흑은 1로 귀를 지키고 백2에는 흑3으로 눌러 정돈하는 식의 무난한 진행은 불만이라고 보았던 듯. 아니면 최근 한국의 신예들이 ‘처음부터 난전’의 수법으로 이창호 9단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인지.
[4도]
백1에 대해 흑2∼6에서 8로 끊어 버티는 수단은 있으나, 백21까지 귀가 잡혀서는 아무래도 실리가 크다.
[5도]
흑2로 벌려 안정하고, 백3에는 다시 흑4로 우상귀를 지키는 식으로 비켜가는 것도 별무신통이라는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