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대회를 현장에서 본 느낌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웬만한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무대연출과 기획이 환상적이었다는 의미다. 특히 선수 8명이 처음 입장할 때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입장 장면을 재현한 것은 압권이었다. 배경음악도 영화 <벤허>에나 나올 법한 북소리와 나팔이 뒤섞인 웅장한 음악이었고, 선수들은 아예 특수 크레인 위에 올라 트랙을 한 바퀴 돌며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무대 주변 곳곳에 설치됐다 터지는 불꽃들도 관중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으며, 경기 중간 쉬는 시간에는 가라테 시범이 이어졌다. 한류열풍의 주인공인 전지현에게 대회 선언을 맡긴 것도 주최측의 참신한 아이디어.
결승전을 앞두고 무사시와 레미 본야스키가 입장할 때는 한 여가수가 퀸의 노래 “위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를 아예 라이브로 부르며 지구촌 최고 글래디에이터들의 입장을 엄숙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일본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세계인의 잔치임을 내세우려는 듯, 링 아나운서도 미국인을 세워 영어로 대회를 진행한 점이 돋보였다.
[준]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