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폭로 내용 법원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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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상수 후보는 지난 98년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했었다. 당시 필승결의 대회서 이회창 전 총재와 팔을 함께 치켜들고 있는 안 후보. | ||
지난해 9월 대법원이 내린 확정판결문에 따르면 김씨가 2000년 4월7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배포한 유인물 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에 부합하고 그 내용과 성질에 비춰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해당된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대법원은 결국 김씨의 주장이 선거법 제 251조의 후보자 비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 서울고법도 항소심에서 대법원과 같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에 대한 1심판결을 내린 인천지법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먼저 안 후보가 김씨를 고소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자.
인천의 한 중학교 동창생인 안 후보와 김씨는 20∼40대를 보내면서 한때 사업을 같이 하기도 했다. 물론 둘은 중학교 졸업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안 후보는 경기고, 서울대(대학원)를 다니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반대로 김씨는 소년원 등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친구라는 이유로 둘은 70년대 중후반 술집에서 같이 근무했고, 89∼90년에는 성인오락실에 함께 투자하기도 했다.
이후 안 후보는 국회의원(96년 총선), 인천시장(98년 지방선거), 99년 인천 계양·강화갑 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 등에 출마했고, 김씨는 15대 총선 때 안 후보측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씨가 15대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혐의로 벌금형 2백만원을 받게 된다. 안 후보와 김씨는 각각 1백만원씩 갹출해 벌금을 납부했다. 당시 자신의 돈을 써가며 선거운동을 했던 김씨는 이로 인해 안 후보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99년 재선거와 2000년 총선을 거치면서 둘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된다.
결국 김씨는 16대 총선을 불과 6일 앞둔 4월7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가 안 후보의 과거행적을 기록한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선거에서 떨어진 안 후보는 같은 달 20일 김씨를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23일 인천지법 형사3부는 위 사건에 대해 김씨에게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죄(문서 배포)를 적용, 벌금형 1백만원을 처분했다. 다만 김씨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을 들어 후보자 비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안 후보는 룸살롱 경영사실, 허위경력기재사실, 병역기피사실, 성인오락실 지분투자사실 등을 종합할 때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없다”는 내용을 적시한 유인물을 배포했고, 재판부는 이를 범죄사실로 인정해 김씨를 부정선거운동죄로 처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첫째 안 후보는 서울대 대학원을 그만 둘 무렵인 지난 76년부터 78년 사이에 김씨와 차아무개 등과 함께 서울에 위치한 이스탄불, 송정, 배꽃 등의 상호를 사용하는 룸살롱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했다. 즉 재판부는 안 후보가 룸살롱을 직접 경영했다고는 보지 않았으나 근무사실만은 인정했다.
둘째 안 후보는 4·13 국회의원 선거 홍보물에서 자신을 국내벤처 1호인 제세산업 창업의 주역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제세산업은 74년에 설립된 회사이고 안 후보는 75년 2월 대학을 졸업한 후 76년부터 78년까지 룸싸롱에서 근무하다가 79년에 제세산업에 입사했다. 이는 재판부가 안 후보의 허위경력기재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셋째 안 후보는 호적상 51년생이었고,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와 순흥 안씨 대동보(족보)에는 각 48년생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77년 호적을 46년생으로 정정하여 77년 11월30일에 고령을 사유(당시 병역법에는 만 30세 이상은 면제)로 소집면제처분을 받았고, 77년 12월 26일에 생계곤란을 사유로 거듭 소집면제처분을 받았다. 안 후보는 자신의 병역문제에 관하여 3회에 걸친 신문, 방송과의 인터뷰, 후보자 토론회 등에서 어머니의 투병생활 또는 고향에서 일어난 해일 등 때문에 생계곤란 사유로 병역면제판정을 받은 것으로 해명했다. 안 후보는 대학을 졸업하고 75년 대학원에 입학했으며, 소집면제처분을 받은 77년 당시 그의 가족으로는 아버지(51세), 어머니(50세), 누이(24세), 남동생 4명 등이 있었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은 안 후보의 병역기피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기피 의혹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재판부는 안 후보에 대해 두 개의 병적기록부 존재사실, 각각 다른 사유(고령, 생계곤란)로 면제처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호적을 고쳐 고령으로 면제됐다는 것과 당시 51세였던 아버지와 24세의 여동생이 있었다는 사실 등은 집안의 경제력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넷째 안 후보는 89년부터 90년 12월까지 김씨 등과 함께 성인오락실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매월 일정액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즉 재판부는 안 후보의 성인오락실 지분투자사실을 인정했던 것이다.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김씨의 유인물에서 적시한 사실들이 피고인의 주관적 의견이 개입돼 다소 단정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한 것으로 보여지고, 공직 후보자로서의 정직성, 준법성, 자질 등 공무담임 적격성을 판단하는 자료가 되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이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김씨의 후보자 비방에 대한 부분은 위법성 조각사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백승구 기자 eagl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