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는 1919년 3.1 독립운동 당시 조선에 대한 일본의 무단통치 실상을 고발하고, 우리 민족의 일제에 대한 평화적‧비폭력적 저항운동의 전개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미 AP통신사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짓고 살던 붉은 벽돌 가옥이다.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란 의미의 힌두어다.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대지 462㎡, 총면적 623.76㎡)로 일제 강점기 근대건축의 발달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앨버트 테일러는 1923년부터 1942년까지 약 20년간 아내와 함께 거주했다.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으로 추방된 후 1948년 6월 미국에서 사망했다.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안치되어 있다.
딜쿠샤 옛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26일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딜쿠샤의 보존, 관리,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 따라 이들 기관들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등 관련법령 및 제도에 기반한 무단점유 상태의 조기 해소 ▲딜쿠샤의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을 통한 영구 보존 ▲2019년 3‧1독립운동 100주년을 기해 원형복원 완료 후 전면 개방 추진 ▲딜쿠샤 주변 행촌권역의 성곽마을 조성을 통한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재생 추진 등에 협력하게 된다.
서울시는 향후 딜쿠샤 복원과 관리, 운영의 주체가 되며 필요한 경우 국가가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이들 기관들은 현재 딜쿠샤에 무단 거주하고 있는 시민 대부분이 취약계층인만큼 법과 제도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배려할 예정이다. 앞으로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해소하는 방향으로 관련 협의를 구체화 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딜쿠샤에는 총 12세대 23명이 무단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딜쿠샤는 역사적, 건축사적 보존가치가 커 지난 2001년부터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이 검토되어 왔다. 2006년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 계획이 예고됐지만, 1963년 국유화된 이후 장기적으로 무단 점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훼손되어 왔다.
이에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는 딜쿠샤의 보존 및 관리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게 됐다. 2015년 9월과 2016년 2월 딜쿠샤를 직접 방문한 후 합동회의를 거쳐 합의서를 마련하고, 이날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
서울시는 딜쿠샤 복원 후 덕수궁 중명전, 구 러시아공사관, 미국 공사관, 프랑스 공사관 터, 구 서대문형무소, 경교장 등을 연계한 ‘도보관광밸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류경기 행정1부시장은 “딜쿠샤 복원을 위한 관계기관과의 업무협약은 대한민국의 탄생에 기여한 앨버트 테일러의 유적이 그 위상에 걸맞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는 첫걸음”이라며 “딜쿠샤를 통해 국내외 많은 관람객들이 3.1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의와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복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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