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부담 훌훌 ‘선택만 남았다’
▲ 오는 6월 요코하마와 재계약이 만료되는 안정환이 유럽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 ||
최근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에서 안정환의 독일 FC쾰른행을 보도한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스포츠호치>에서 어떤 근거를 갖고 쾰른행을 보도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사실 안정환의 FC쾰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에도 안정환의 독일행이 대두되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FC쾰른은 안정환이 관심을 나타내는 팀이다.
그러나 이번에 보도된 안정환의 독일행은 안정환의 일본 매니지먼트사인 PM사에서 의도적으로 기사를 흘린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내 언론들에 일본 나카타와 레알 마드리드 호나우두의 에이전트인 블랑키니가 안정환의 유럽 진출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PM측에서 블랑키니를 견제하기 위해 협상중인 쾰른행 기사를 언론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안정환의 최측근 중 한 명은 현재 안정환이 마음만 먹으면 이탈리아의 리보르노는 90% 이상 입단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리보르노팀은 에이전트 블랑키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현 리보르노 감독인 도나도니 감독이 선수시절 블랑키니 소속이었고 리보르노 선수이면서 세리에A에서 득점 1위를 달리는 루카렐리 또한 현 블랑키니 소속 선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리보르노에선 블랑키니의 입김이 막강하다. 즉 블랑키니가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선수가 있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특히 한때 영입을 결정했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막판에 포기했던 안정환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정환 소식에 정통한 일본의 한 관계자는 “리보르노는 지금 당장이라도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정환이 이탈리아로 다시 가기보단 다른 리그를 선호한다. 아직 유럽리그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1~2주 정도 더 기다렸다가 유럽 이적 시장의 변화를 체크한 뒤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호나우두의 에이전트인 블랑키니와 안정환은 어떻게 만났을까. 실제로 두 사람이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지난 5월 초 블랑키니가 볼로냐 구단주를 대동하고 J리그 선수를 살펴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었지만 안정환의 경기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직접 대면은 못했고 블랑키니만 안정환이 뛰는 게임을 2회 연속 지켜보며 골결정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블랑키니가 안정환을 알게된 데에는 안정환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티엔터테인먼트 양명규 이사의 수완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요코하마와 재계약하기 직전 양 이사는 안정환의 이탈리아 재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블랑키니를 소개받았고 블랑키니의 국제적인 에이전트 능력을 익히 소문으로 들었던 양 이사는 안정환의 이적 문제를 논의하며 유럽진출 교섭창구로 블랑키니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언론에서 안정환이 성남 유니폼을 입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터져나왔다. 당시 이 문제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성남의 경우엔 오는 7월에 열리는 피스컵대회에 안정환이 뛰길 바랐다. 구단 고위층을 직접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그 고위층은 안정환이 오기만 한다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말할 만큼 안정환을 절실히 필요로했다. 그러나 안정환의 유럽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다. 국내 복귀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정환의 일본 소식통에 의하면 안정환과 PM매니지먼트사간의 이적료 문제(2백80만달러)가 지난해 말 완전히 정리된 것으로 처음 밝혀졌다. 그동안 안정환은 CF 출연 등으로 이적료를 차감해갔고 지난해 말 요코하마와 재계약하기 직전 PM측과 협상 끝에 이적료 없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다는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 대신 PM측에선 안정환이 유럽으로 진출할 경우 일본 내 마케팅과 매니지먼트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