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갈매기’ 이젠 쉬이 못잡는다
삼성 라이온스는 예상대로 막강 전력을 앞세워 선두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지만,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는 눈부시다. 이제는 확실히 3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데, 두산과 롯데의 뚝심이 의외로 강해서 ‘혹시, 혹시’ 하며 ‘조만간 추락’을 예상하던 많은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과 한날 나란히 20승 고지에 먼저 올랐던 두산과 어떤 팀과 만나도 승리할 자신감에 넘치는 롯데가 선두권에서 밀려날 가능성은 이젠 희박해졌다.
삼성은 정말 막강하다. 이제 모든 팀들이 적어도 한번 이상 대결을 펼쳐본 결과 삼성과의 대결에서는 3연전 중 1승만 건져도 다행이라는 타 팀 감독들의 평가가 나올 정도다. 호화 멤버라고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의 카리스마가 적절히 조화되면서 삼성은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중위권은 하도 치열해서 4위 다툼이 볼만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초반 지독한 부진에 빠졌던 LG는 최근 6연승을 거두며 대번 4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4~7위권이 계속 한두게임차의 팽팽한 구도이고, 꼴지 기아도 4위권에 5~6게임차에 불과하다. 중하위권의 모든 팀들이 LG처럼 연승 가도를 한 번만 달려도 금방 포스트 시즌 진출의 4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또한 선두권 3팀들도 필연적으로 시즌 중에 슬럼프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위권 진입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되던 기아는 초반 내내 투타의 불균형이 심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연패 행진을 벌이며 최하위로 처졌다. 그러나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전력이라는 것이 결국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SK 역시 마찬가지다. 투수진 등 부상이 극심한 것이 초반 부진의 결정적인 이유지만, 여전히 중위권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에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결국 선두권에서 아주 멀어지지만 않고 난국을 헤쳐나간다면 기아, SK, LG의 포스트 시즌 티켓 다툼도 시즌 막판까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며 너무 무력해진 디펜딩 챔피언 현대와 올시즌보다는 내후년을 넘보는 한화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앞으로 ‘상위권 고수하기’와 ‘앞선 팀 따라잡기’의 치열한 페넌트 레이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