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는 유럽 뒤엔 일본 ‘갈 곳은 많다’
▲ 유럽 진출을 노리는 안정환에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팀들이 러브콜을 보내왔다고 한다. 유럽에 못 갈 경우엔 일본으로 갈 수도 있다고. | ||
안정환은 얼마 전 지인들과 가진 술자리를 통해 이런 심경을 토로했다. “난,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이전에 축구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자세로 축구를 했다. 한 마디로 월드컵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월드컵에도 또 한 번 ‘올인’하고 싶다. 한국도, 일본도 아닌 유럽에서 내 축구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고 싶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전에 보여줬던 안정환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유럽 진출에 대한 의지가 매우 확고했고, 좋은 팀으로 갈 수만 있다면 연봉 등의 문제는 크게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한다.
안정환의 이적을 담당하는 A씨는 안정환이 유럽행을 꼭 성사시키겠다고 의지를 다진 부분에는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도 한몫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A씨는 “박지성의 맨유행이 자극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후배의 빅리그 진출을 배 아파했던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견해 하고 좋아하면서 축하해 줬다. 안정환이 박지성에게 딱 한 가지 부러워했던 게 있다. 그건 바로 자기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나이였다”고 설명한다.
언론에선 지난 7월1일자로 안정환이 무적 선수라며 걱정스런 눈길을 거두지 못하지만 안정환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한달 전부터 요코하마와는 관계를 정리했고 계속 유럽 진출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럽의 축구 이적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8월 초까진 여유가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마냥 느긋하게만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이번 주에 유럽에서 안정환의 이적 문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블랑키니를 만나러 출국할 예정이고 빠른 시일 내에 거론된 팀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팀을 대상으로 마지막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 지난 6월10일 최용수 결혼식에 참석한 안정환 부부. | ||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이탈리아고 안정환이 희망하는 곳은 스페인리그다. 그런데 블랑키니가 6월30일 안정환 문제로 인해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출국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안정환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만약 유럽 진출에 실패했을 경우 안정환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안정환의 측근은 ‘전혀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일본 J리그 3개 팀에서 안정환만 좋다면 후반기부터 출전시키고 싶다는 강력한 ‘러브콜’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즉 유럽으로 이적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골라서’ 갈 팀이 있는 것이다.
한편 안정환은 최근 박주영의 합류로 대표팀의 공격진이 변화를 이루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안정환은 측근에게 “사실 월드컵 이후 대표팀 경기를 치르면서 최선을 다했던 경기와 그렇지 못한 경기들이 있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내가 그들의 견제로 인해 밀려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2002월드컵 때처럼 마음 굳게 먹고 축구에 몰두한다면 그 누구의 도전도 겁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