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서별 월별 권장도서 작성 및 독서 분위기 조성계획 수립
→ 사내 게시판 ‘용산책방’을 통해 각자의 독서 활동 공유
- 직원 독서토론 모임 ‘책마실’ 7년째 이어가며 ‘함께 읽기’ 전파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책읽기의 쓸모’를 이야기하며 우수 독서부서 선발에 나선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독서 모임도 7년째 이어지며 주목받고 있다.
▲ 용산구청 직원들이 청사 내 북카페에서 독서토론 모임을 갖고 있다
독서문화진흥법 제11조에 따르면 지자체는 ‘직장 내의 독서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고 ‘직장에 독서 모임을 두도록 장려’해야 한다.
구는 위 조항에 솔선하여 직원들의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도록 독서 활동 장려책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독서가 직원 개인의 삶을 풍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직무능력 강화로 대민 행정의 질이 향상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앞서 시행했던 독서 마라톤과 독서 릴레이, 사이버 독서 프로그램 운영, 용산 독서왕 선발 등에 이어 올해는 공독(共讀)을 전면에 내세운다. ‘부서원이 함께하는’ 독서 활동을 통해 독서가 고독할 수밖에 없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자 한 것.
우선 부서별로 월별 권장도서(연간 독서계획)를 작성한다. 부서원들의 추천과 토론을 통해 목록을 작성하는 만큼 각자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부서별로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자체 계획을 수립한다. 한 부서에서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북카페처럼 꾸몄다. 벽에는 예쁜 사진으로 액자를 만들어 걸고, 직원들이 모은 책으로 공동 책장도 만들었다.
현재 약 6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한 구청 종합자료실에서는 직원들의 희망도서를 조사해 3월 초 구매 예정이다. 자료실 이용 횟수(도서 대여 실적)는 우수 독서부서 선발 기준의 하나다.
사내 게시판 ‘용산책방’을 통해서는 각자의 독서 활동을 널리 공유한다. 독후감 및 서평 작성은 책 읽기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평가항목 중 배점이 가장 크다.
구는 부서별 독서분위기 조성 노력, 도서 대여 실적, 독서 활동 참여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말에 우수 부서 3곳을 포상할 예정이다.
위로부터의 독서 장려뿐만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독서 모임도 눈에 띈다. 직원 독서토론 모임 ‘책마실’은 지난 2009년 결성되어 7년째 이어지고 있다. 구청 내 29개 직장동아리 중 베트남연구회와 더불어 손에 꼽히는 학습동아리로, 등록 회원수는 27명이다.
책마실은 한 달에 한 번 구청 10층 북카페 ‘청마루’에 모여 토론모임을 갖는다. 여럿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한밤중이 되곤 한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해석은 각자 나름. 독서 내공이 부족한 이들은 이른바 ‘고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책 읽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책마실 회장 이근원(40) 주무관은 “지난달에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사회학의 쓸모’를 함께 읽었다”며 “예상보다 어려웠지만 여럿이 모여 의견을 나누면서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마실은 내게 책을 읽는 동기가 된다”며 ‘공독의 쓸모’를 이야기했다.
함께 읽을 책은 매달 임의로 선정된 발제자 ‘마음대로’ 정한다. 이로써 타인의 취향에 따른 다양한 독서가 가능해진다. 책을 공동 구매할 때는 대형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지만 앞으로는 동네서점과도 자주 거래하고자 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평소 조직원들의 건전한 정서 함양과 지식 습득을 위해 책 읽기를 강조하는 편이다. 일종의 독서경영”이라며, “공무원의 자기계발은 곧 구민에 대한 봉사 능력을 확장하는 계기인 만큼 직장 독서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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