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보전 지역 내 한옥 개보수 및 신축지원금 50% 대폭 상향. 한옥 전면수선 시 최대 1억 8천만 원, 비한옥을 한옥으로 신축 시 최대 1억 5천만 원 지원 가능(융자포함). 공사기간 중 임시 이주 위해 서울시 공공한옥 제공.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각박한 도시생활 속에서 옛 정취와 삶의 여유가 물씬 느껴지는 한옥이 최근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막상 살기에는 불편한 것이 많고 주거비용 또한 비싼 것이 사실. 소규모 한옥이 밀집한 세종마을(서촌) 일대에서는 차량 진입도 어려운 비좁은 골목길에 20평 남짓한 옹색한 기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옥을 수리해서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3.3㎡당 평균 3천만 원을 상회하는 한옥수선비는 한옥살이를 현실화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옥거주가 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한옥보전특별위원회(위원장 김정태)는 최근 한옥보전지역 내 한옥 개보수 및 신축지원금을 최대 50%까지 상향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특별시 한옥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 지난 3월3일 소관상임위원회(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의결을 마쳤다.
서울시의회 남재경 의원(종로1, 새누리당)에 따르면, 개정안은 우선 한옥의 외관 전면수선 시 최대 6천만 원까지였던 지원액(보조)을 한옥보전구역에 한해 최대 9천만 원까지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여기에 최대 3천만 원 까지 추가 융자도 가능하도록 했다. 내부 수선 지원액(융자) 한도 역시 현행 최대 4천만 원에서 6천만 원으로 50% 높아졌다. 내․외부 전면수선 시 융자액을 포함하여 최대 1억 8천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비한옥을 한옥으로 신축할 경우에는 외관 공사에 최대 1억 2천만 원(보조), 내부 공사에 최대 3천만 원(융자)으로 총 1억 5천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부분수선도 현행 천만 원에서 1천 5백만 원으로 상향조정되었다.
한옥보전구역이 아닌 지역은 전면수선 시 외관수선비를 현행 6천만 원에서 추가 2천만 원까지 융자가 가능하도록 조정하였다. 전면수선 내부공사, 비한옥을 한옥으로 신축하는 경우, 부분수선, 지원금 지원주기 등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뿐만 아니라 금번 조례안 개정으로 전면수선 등 대규모 공사 시 임시 거주를 위한 서울 공공한옥 제공과 한옥 거주자에 대한 대중교통 비용 지원도 가능해졌다. 이 밖에 주거환경 제고를 위한 사회기반시설과 문화복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신설했다. 막대한 개보수 비용에 별도의 이주비용(전세금 포함)까지 마련하기에 벅찬 한옥밀집지역 거주자들과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한옥거주를 포기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거 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한 세종마을(서촌) 일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젊은 세대의 급속한 유출과 이로 인한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폐교가 결정되었다가 번복되는 헤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2006년 2만 2,672채였던 한옥, 2014년 기준 1만 1,195채로 50% 급감. 개보수 비용 지원 등으로는 한옥 보전과 확대에 한계. 한옥 거주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 강구되어야.
「서울특별시 한옥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함께 수정 가결된 「서울특별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안」역시 한옥살이의 전망을 밝게 한다. 해당 조례는 한옥 건축양식 및 한옥밀집지역 외 한옥과 한옥마을에 대한 지원을 규정하고 있는데, 한옥밀집지역 외 한옥에 대해 한옥밀집지역과 동일한 수준(공사비용 2/3범위 내에 6,000만 원 범위 안에서 보조)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한옥 건축양식의 경우 공사비용 범위 내 4,000만 원 범위 안에서 융자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한옥장인 인증제 도입과 전문가 양성프로그램 운영, 한옥 등 건축자산 지원센터 설치 규정도 명시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한옥관리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그 동안 한옥수선비 현실화를 강하게 요청해 온 남재경 의원은 “조례의 개정을 이끌어주신 한옥지원특별위원회 김정태 위원장님과 여러 의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지금도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한옥거주자들을 위해 공공요금과 학자금, 각종 세제감면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지원책들이 더 강구되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와 아이들이 한옥거주에 대한 혜택감과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여 한옥문화가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의원은 강조한다. 금번 2건의 조례안 의결을 이끈 한옥지원특별위원회는 2015년 2월 25일 남재경 의원의 제안으로 구성되었다.
한편, 2014년 말 기준 서울시의 한옥은 총 1만 1,195채로 2006년에 2만 2,672채에 비해 약 50% 가량 급감했다. 서울시에서 한옥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은 전체의 약 37%를 차지하는 종로구이다. 다음으로 성북구(약 20.5%)와 동대문구(약14.7%)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은평뉴타운 단독주택 부지 내에 6만 5,500㎡ 규모의 현대식 한옥마을이 들어서면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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