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선수한테는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이 중요하다. 그래서 마인드 컨트롤을 골프의 제일 중요 요소로 꼽는지 모른다. 세리가 미국에서 우여곡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골프는 외로워야 한다. 아니 외로움을 지독히 느끼고 견디고 이겨내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선수가 힘들어한다고 부모, 친구, 형제 자매들이 붙어 다니면 골프에 대한 집중이 떨어진다. 선수가 제발 좀 와 달라고 손을 내밀 때, 가족의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때 따뜻하게 안아줘야지 무조건 잘 해 준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향수병에 걸려 울면서 전화할 때마다 모진 말로 세리 가슴에 상처를 준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그러나 난 오로지 세리의 성공을 위해서 내달렸다. 그걸 세리도 잘 알고 따라주었다. 세리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전화를 걸었을 때 정신 차리라고 호통치며 전화를 끊은 뒤 아무도 몰래 나도 울었다는 걸 세리가 알고 있을까.
정리=이영미 기자 bom@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