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분열로 각자도생…대선 과정서 대통합 고리로 모일 가능성
현재 손학규계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양분됐다. 제1야당인 더민주에는 이낙연 전남지사를 비롯해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 양승조·조정식·이춘석 의원, 김부겸·전혜숙 전 의원 등이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최영희·서종표 전 의원 등도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국민의당에는 손학규계 좌장격인 신학용 의원과 김동철·임내현·최원식 의원, 김유정 전 의원, 김경록 대변인이 포진해 있다. 손 전 고문의 탈당 이후 손학규계 인사들이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손학규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개인적 선택이 달랐을 뿐”이라며 “손 전 고문은 여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언젠가 다시 만나지 않겠느냐”며 19대 대선 전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총선 정국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손 전 고문의 영향력 확대로 향후 손학규계 인사들의 몸값도 한층 치솟을 전망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4월 7일 경기 남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손 전 고문을 향해 “남은 선거기간 동안 수도권을 비롯해 (손 전 고문이) 원하는 전국 각지에 유세를 간곡히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같은 날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유적지에서 ‘다산 정약용에서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김 대표가 ‘손학규 러브콜’을 위해 남양주 선거지원 유세 일정을 맞춘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새벽 손 전 고문과 통화에서 선거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도 손 전 고문 특별 강연에 참석, ‘손학규 대안론’에 불을 지폈다.
손학규계 다른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통합을 고리로 한 곳에서 모이지 않겠느냐”면서도 “아직까지 손 전 고문이 직접 의중을 내비친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손 전 고문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는 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