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불구 주가는 주춤…“시장 주도주·안전주 시각 달라져”
그런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날 주가는 오히려 시원치 않았다. 증권가에서 장밋빛 평가를 내놓았음에도 주가는 1% 이상 하락하며 130만 원대 회복에 실패했다. 왜일까?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와 갤럭시S6가 초기의 양호한 시장 반응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대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게다가 고가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2분기를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익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주가도 올라야 하는 게 보통이다. 또 시장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오르면 코스피 전체가 오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하면서 우리 증시가 더욱 저평가될 상황에 처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0개 사의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는 28조 72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조 2451억 원보다 5.4% 많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계산이 달라졌다. 100대 기업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18%에서 22%로 높아졌다.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졌는데 주가가 요지부동이니 시장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이후 주가, 코스피 움직임을 분석했다.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5% 이상) 웃돌 때 75% 확률로 코스피는 평균 14거래일간 2.7% 상승했다. 또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후 코스피 상승분 중 차지하는 비중은 첫 4거래일간 40~60%로 높다가 이후 점차 낮아졌다.
즉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 주가가 시원치 않을 경우 코스피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당일 코스피가 0.13% 올랐지만 한국전력과 현대차, 네이버 등의 주가가 크게 움직인 덕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예전만 해도 우리 경제가 좋을 때 삼성전자가 이를 주도했고, 우리 경제가 나쁠 때도 삼성전자는 안정성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가 진행되고, 반도체 업황 부진도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좋아도 삼성전자는 예외고, 나쁠 때는 삼성전자도 외면한다”고 귀띔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