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원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 =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와 김현호·이승구 박사 연구팀이 기존 그래핀을 실리콘 기판에 전사할 때 주름이 생성되는 원리를 규명, 어떤 표면에도 미세결함 없이 그래핀을 옮길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구부리거나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곳에든 그래핀을 매끈하고 균일하게 옮겨 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금속 촉매 위에서 합성한 그래핀과 고분자층을 물 위에 띄운 후 다른 기판 위에 올려 건조시키는 기존 방법은 기판과 그래핀 사이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그래핀에 주름을 만들고 표면이 오염될 수 있어 그래핀의 특성이 훼손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판은 물과 잘 맞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물 분자가 퍼지지 않고 방울로 맺혀 있다가 증발해 주름 등의 흔적이 크게 남는다.
연구팀은 물과 달리 표면장력이 낮은 유기액체가 어떤 표면에도 방울이 만들어지지 않고 매끈하게 퍼진다는 원리에 착안, 미세 결함 없이 균일한 고품질의 그래핀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물 위의 그래핀을 뜰채와 같은 틀에 옮겨 물기를 제거한 후 유기액체를 바른 기판 위에 올리면 유기액체가 기판과 그래핀의 매개체 역할을 해 그래핀이 기포나 주름 없이 매끄럽게 기판위에 붙게 된다.
실험 결과 기존 그래핀보다 전하 이동 속도가 2배 이상 증가하고 반복적으로 구부렸을 때 끊어지지 않고 전기적 특성이 계속 유지되는 ‘구부림 안정성’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좋아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길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한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안정성과 기계적인 특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그래핀 뿐만 아니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신소재의 성능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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