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는 최규선게이트와 관련해 이회창 후보에게 ‘후폭풍’이 몰아칠 것을 걱정하 고 있다. 임준선 기자 | ||
당내 일각에서조차 “정치 사이클을 보면 대선 전에 한나라당에도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라 예측하는 인사들이 있다. 순풍에 돛단 듯 보여도 정국 흐름상 조심해야할 시점이란 지적이 당내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우려하는 ‘폭풍’에 대한 조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대통령 3남 홍걸씨 수사 후폭풍과 개헌론으로 인한 ‘반창’세력 결집, 그리고 서해교전 파장이 불러올 부작용 등이다.
‘최규선 게이트’로 구속 기소된 홍걸씨는 지난 6월28일 첫 공판을 받았다. 홍걸씨는 대가성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지만 기업체들로부터 주식이나 금품을 받은 혐의는 대체로 시인했다. 그런데 정가에선 최규선씨가 정관계를 상대로 벌인 로비의 내막 전체가 밝혀진 것은 아니라 보고 있다. 대통령 아들이 최씨의 정관계 로비 혐의에 엮여 구속된 만큼 야당측에 대한 수사 역시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인사들은 이회창 후보의 ‘20만달러 수수설’ 수사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규선씨가 구속될 즈음 민주당 설훈 의원이 “이회창 후보가 최규선으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증거물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러나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최씨에게 제기된 모든 정관계 로비의혹을 조사하는 중”이라 밝혔다. 설 의원이 제기한 이 후보의 20만달러 수수설 역시 검찰 조사 대상에 포함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검찰은 이 후보의 아들 정연씨가 최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홍걸씨 공판이 시작됐고 최규선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가는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 관련 의혹은 다시금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라며 “정국이 8·8재보선과 대선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홍걸씨 재판 중에 언급될 이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잠자코 있을 리 없다”고 지적한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수사정보 누설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신 전 총장과 김 고검장은 ‘이용호 게이트’와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 사기사건의 수사정보 누설 의혹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이것이 검찰 내부 정보를 대통령 차남 홍업씨 측근에게 알려줬다는 의혹이란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검찰이 대통령 아들들과 전직 검찰총수, 현직 고검장까지 수사하는 판”이라며 “아무리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 할지라도 야당의 대선후보에 대한 철저한 수사 역시 가능할 것”이라 밝힌다.
|
||
| ▲ 왼쪽부터 1.20만달러 수수 의혹, 2.개헌파 반창세력 결집, 3.정연씨 병역논란 재발 | ||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서도 최근 논의되는 개헌론이 기존의 ‘반창’논의와 차별화된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박상천 최고위원과 당내 최대의원 모임 중도개혁포럼의 정균환 총무가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인제 의원 역시 “프랑스식 분권형 대통령제가 현실적 대안”이라 역설한다. 자민련도 이에 맞장구 치는 분위기고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역시 이원집정부제 스타일의 권력분립을 주장해왔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이회창 후보가 1위로 달리는 터라 ‘반창’세력 결집에 대한 논의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라 밝힌다. 하지만 “정계개편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골자가 같은 개헌론을 두고 여러 세력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이원집정부제를 골자로 한 개헌논의가 어느 때보다 ‘반창’세력 결집에 대한 가능성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성공 이후 일부 언론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도를 기록한 정몽준 의원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개헌논의가 중도개혁세력과 보수세력을 결집한 대규모 반창 연합군 탄생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당초 민주당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서해교전 여파도 궁극적으로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햇볕정책에 대한 논란보다 이회창 후보 아들 정연씨 병역논란 재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측은 “정연씨 병역기피 논란은 이미 논의가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해교전으로 인해 정연씨 병역 공방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입장도 보인다.
한 당직자는 “택시에 타고 한나라당사에 가자고 하니까 운전기사가 ‘한나라당에서 일하느냐’고 묻더라”라며 “군에 내보냈다가 아들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는데 아들 군대 보내는 것도 마다한 사람이 이 나라를 다스린다고 하면 몇 사람이나 찍겠느냐는 불평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주 지지층은 중장년층이다. 자식을 군에 보냈거나 곧 보낼 연배의 사람들이다. 비록 정연씨 병역 공방이 지난 대선 전에 마무리 됐다해도 예상치 못한 서해교전 변수로 이 후보의 도덕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