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하대 총장, 정미영(시각장애 1급, 27세, 여), 김지희(식품영양하과․석사3차) 학생이 함께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우측부터.)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인하대학교(총장 최순자)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공감과 소통을 위한 ‘시각장애인과 함께 손으로 빚은 희망의 케이크 만들기’ 시간을 마련했다.
최순자 총장은 19일 1~4급의 중증 장애인 10명을 초청해 인하대 본관 식품영양학과 조리실습실에서 식품영양학과 학생 10명과 함께 케이크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케이크 만들기 행사는 제36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과 한글점자인 훈맹정음 반포 90주년을 기념해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과 공동으로 마련됐다. 최 총장과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과의 인연은 바로 점자 명함 제작에서 시작됐다. 사회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발전에 관심이 깊었던 최 총장은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점자 명함을 제작한다는 소식에 총장 취임 후 국문과 영문 명함 제작을 요청했다.
최 총장은 “장애인을 위한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시각장애인과의 소통을 위한 작은 노력으로 명함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국내외 활동에서 소속, 직책, 이름,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새겨진 점자 명함을 사용하며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위한 작은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케이크 만들기 과정을 담은 설명서도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제작됐다.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설명서에 따라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학생들과 일대일로 팀을 이뤄 밀가루 반죽부터 케이크 굽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실행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오븐 대신 전자렌지를 이용한 케이크 레시피를 제공해 시각장애인들이 가정에서도 화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케이크 만들기에 참가한 정미영(시각장애 1급, 27세, 여)씨는 “재료가 있어도 만들기 번거롭고 어려워 지금까지 만들 엄두를 못 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인하대 학생들이 전자렌지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앞으로 조금씩 요리를 해볼 용기가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순자 총장은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생각과 경험을 공감하는 시간을 통해 ‘다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인천의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는 2014년부터 나눔 정신을 고취하고자 ‘나눔의 공학’ 교과목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수업을 듣는 공학도 3명이 복합장애가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지팡이를 제작해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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