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포스코켐텍·화성시도 우승 노려볼 만”
개막식에서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박치문 부총재가 대독한 개막 인사말을 통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열린 2016년은 바둑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어마어마했던 국민적 관심을 오늘 개막하는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한국기원이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 9개 팀이 참가한 올해 정규리그는 10월까지 더블리그 총 18라운드, 72경기를 통해 순위를 정하고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 단판-플레이오프 3번기-챔피언결정전 3번기)을 벌여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자리를 함께 한 9개 팀 주장들. 왼쪽부터 박정환(티브로드), 신진서(정관장황진단), 최철한(포스코켐텍), 김지석(Kixx), 이세돌(신안천일염), 박영훈(SK엔크린), 원성진(한국물가정보), 이영구(화성시코리요), 강동윤(BGF리테일CU).
‘이것이 승부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 규모 37억 원(KB리그 34억, 퓨처스리그 3억)이며 우승상금은 2억 원이다. 준우승은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단일기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대국료도 상당해서 승리할 경우 350만 원의 승리 수당이 주어지며 패자에게도 60만 원이 지급되는 꿈의 무대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 우승팀 티브로드홀딩스(티브로드팀·감독 이상훈 9단)를 비롯해 준우승한 신안군(신안천일염팀·감독 이상훈 9단)과 GS칼텍스(Kixx팀·감독 김영환 9단), 포스코켐텍(감독 김성룡 9단), SK에너지(SK엔크린 팀·감독 최규병 9단), KGC인삼공사(정관장 황진단팀·감독 김영삼 9단), 화성시(화성시코리요팀·감독 이정우 9단), 한국물가정보(감독 한종진 9단), 신생팀인 BGF리테일(BGF리테일CU팀·감독 백대현 9단) 등 모두 9개 팀이 출전했다.
지난 4월 28일 선수지명을 마친 각 팀들은 저마다 우승을 자신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9개 팀 모두 우승을 노려 볼 수 있을 정도로 알차게 전력이 구성됐다는 평. 하지만 우승은 한 팀이 하는 것이고 그중엔 약간이나마 전력이 나은 팀이 있기 마련. 올해는 과연 어느 팀이 정상에 근접한 전력을 지녔는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들어봤다.
#전문가들, 티브로드 첫손에 꼽아
전문가들은 2연패를 달성한 티브로드의 전력이 올해도 가장 나아보인다고 평가했다. 티브로드는 5명 선수 전원을 사전지명으로 보호해 지난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1지명 박정환을 비롯해 이동훈, 김승재, 강유택, 박민규로 이어지는 선수 구성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다는 평. 이 중에서도 국내랭킹 6위까지 뛰어오른 이동훈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드래프트에 나왔으면 1지명에 발탁될 선수가 2지명으로 묶여있으니 티브로드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KB바둑리그 안성문 전문기자는 “역시 티브로드가 원톱이다. 충분히 3연패를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세돌 9단을 보유한 작년 준우승팀 신안천일염도 전력이 좋지만 비교적 노장들로 구성된 게 걸림돌이다. 개인적으로는 포스코켐텍과 한국물가정보팀을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는다. 특히 물가정보는 감독의 능력이 탁월하고 작년 부진했던 선수들이 올해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명예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 타이젬의 이영재 기자는 “선수들의 면면을 봤을 때 티브로드와 포스코켐텍이 선수 구성이 좋다. 이 두 팀은 반드시 4강 안에는 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프로기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의외로 화성시 코리요를 첫손에 꼽는 기사들이 많았다. 주장 이영구를 비롯해 홍성지, 김정현, 박정상, 안조영이면 어느 팀도 얕잡아 볼 수 없을 것 같긴 하다”며 화성시 코리요를 복병으로 지목했다. 그는 또 “그런 면에서 Kixx도 화성시 코리요와 비슷한 팀 컬러를 갖고 있다. 특히 김지석-윤준상-허영호로 이어지는 1~3지명 라인은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성룡, 선수교체 이유는 성적이 나빠서
티브로드와 함께 많이 꼽힌 포항 포스코켐텍은 이번 선수 선발에서 가장 알차게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팀과 달리 포스코켐텍은 작년 선수들을 한 명도 보호하지 않고 전부 교체라는 강수를 던졌다.
이에 대해 김성룡 감독은 “매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선수들을 대거 바꾸는 이유는 결국 성적이 나쁘기 때문이다.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싹 바꿨다. 다행히 주력 선수들을 되찾았고 주장으로 최철한 선수를 잡을 수 있어 선수 선발은 성공적이었다. 최근 몇 년과는 달리 여러 면에서 전력 상승요인이 있다. 올해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11월 열리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과연 어느 팀이 웃게 될지 기대된다.
2016 KB리그의 대국 방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일 1경기로 벌어지며 장고 1대국, 속기 4대국으로 진행된다. 장고 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대국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