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서비스 DM 가장 핫한 ‘교제의 장’으로 떠올라
먼저 대학생 김 아무개 씨(26)와 직장인 조 아무개 씨(여·25)에게 기자는 “왜 하필 요즘 ‘인스타그램’이 대세냐”고 물었다. 이들은 각각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인스타그램의 핵심은 ‘해시태그(hashtag)’에 있다. 해시태그는 게시물에 꼬리표를 다는 기능이다. 단어 등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묶는다. 게다가 해시태그를 달면 다른 사용자들의 같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볼 수 있다. 가령 강아지 사진과 함께 ‘#강아지’ ‘#포메라니안’ ‘#견주’ 등을 꼬리표로 달아 올린다. ‘#강아지’를 검색하면 전 세계에 있는 ‘#강아지’를 꼬리표로 단 게시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관심 있는 정보를 사진으로 찾을 수 있어 좋다. 서로의 관심을 사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 싶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SNS에 비해 부담이 없다. 사진을 통해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는 만큼 타인의 생활 반경은 쉽게 접할 수 있다. 나 역시 실생활을 공개하지만 SNS를 통해 내가 활동하는 것은 노출되지 않아 SNS 상에서의 생활은 폐쇄적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를 맺거나 댓글을 다는 등 나의 SNS 활동이 친구를 맺은 지인에게 노출된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이상 나의 SNS 활동이 지인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이것이 제일 큰 장점이다. 또 DM 자체는 또 얼마나 사적인가. 서로 ‘팔로’를 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아무래도 요즘 인스타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는 까닭은 사진 공유라는 본래의 의미만큼이나 채팅 서비스인 DM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요즘 젊은이들은 SNS에서 맺은 인연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고 그런 만남이 교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학생 이 아무개 씨(여·23)은 이렇게 설명했다.
‘#강아지’를 검색하면 전 세계에 있는 ‘#강아지’ 꼬리표로 단 게시글을 다 볼 수 있다.
대학생 박 아무개 씨(24)도 이 씨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과거엔 온라인에서 알게 돼 오프라인으로 만나기까지 한다는 것이 특별한 일로 인식됐다. 하지만 근래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인스타그램 DM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사진을 위주로 한 SNS이기 때문에 랜덤 채팅보다는 믿음이 간다. 내가 직접 어느 정도 검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만남이 이뤄질까. 대학생 김 아무개 씨(27)는 이렇게 말한다.
“‘해시태그’로 같은 지역이나 관심사를 찾는다. 관심사를 검색한 뒤 사진 등으로 성별이나 나이 등 대략적인 것을 파악한다. 댓글로 친해지기도 하지만 DM을 보내 좀 더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러다가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메신저 아이디나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하게 된다. 나 역시 실제 만남까지 이어진 적도 몇 번 있다. 주변에서 이렇게 만난 커플도 많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성매매 암시글에 ‘19금’ 만남까지 ‘나빠요!’
‘오프남’을 자처하는 남성의 채팅창. 오프남은 오프라인으로 만날 의지가 있는 남성을 뜻한다. 비단 건전한 교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 기반에 여러 계정을 만들 수 있는 점 때문에 불건전한 만남도 기승을 부린다. 실제 인스타그램에 ‘오프녀’ ‘오프남’ ‘DM19’ 등을 검색하면 ‘19금’ 사진들이 게시된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성매매를 암시하는 글까지 나온다. 이런 게시글엔 노출 수를 높이기 위해 전혀 무관한 꼬리표가 달려 있다. 성매매뿐 아니라 ‘19금 만남’을 원하는 이용자도 넘쳐난다. ‘오프녀’ ‘오프남’은 오프라인으로 만날 의지가 있는 여성과 남성을 의미한다. ‘DM19’는 ‘19금’ 대화를, ‘오픈톡’은 메신저 아이디나 휴대전화 번호 없이 링크를 공유해 채팅을 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뜻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 사용자는 “계정을 여러 개 팠다. 평소엔 본 계정을 사용한다”며 “직접 만난 적도 있지만 사진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