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만 상생…나머지는 ‘쥐꼬리’
롯데백화점 전주점 직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전주시가 6월 26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전주시 대형유통업체 상생협약이행 분석결과’에 따르면 사회 환원 비율은 0.042% 수준에 불과했다. 이 기간 전주권 대형유통업체의 총 매출액은 2122억여 원이었다.
이 가운데 사회환원사업에 투자한 총 금액은 8859만여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올랐는데도 사회 환원 금액은 1000만 원 줄어든 금액이다. 시시때때로 지역과 상생하겠다고 외쳐온 말이 ‘공염불’에 그친 셈이다.
그나마 이마트 전주점이 해마다 사업비를 늘려 가는 것이 위안거리다. 이마트 전주점은 지난해 4분기 5200만 원을 사회환원사업비로 집행해 전체 대형유통업체들이 투입한 금액의 62.6%를 차지했다. 이마트 전주점은 3분기에도 3500만 원을 써 43.5%를 점유했었다. 홈플러스 전주점·효자점, 농협농산물유통센터 전주점, GS슈퍼도 전분기 대비 지역환원 금액이 소폭 상승했다.
반면 이마트 전주점보다 매출이 월등히 많은 롯데백화점 전주점, 롯데마트 전주·송천점, 홈플러스 완산점은 그나마 쥐꼬리만큼 환원하던 것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존 전주점은 아예 단 한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지 않았다. 전주지역 전체 11개 대형유통업체 가운데 10개 업체들의 사회환원 금액 모두를 합해도 이마트 전주점의 반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지난해 10월 기준 직원 1600여 명 가운데 정규직은 110여 명에 그치는 등 직원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 롯데백화점은 대기업이 지역 상생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돼 최근 전주경기장 개발을 놓고 전주시를 상대로 한 법적 소송 논리가 궁색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대형유통업체들은 전북산품 매입 등에도 인색해 지역 자금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4분기 지역산품 매입액은 1117억여 원으로 전분기 1447억여 원보다 감소했다. 도내산품을 많이 구매하는 곳은 업체 특성상 농협농산물유통센터가 1위였고 이마트 전주점이 2위였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5곳의 도내산품 매입액은 점포 매출액에 비해 매우 저조했다.
이처럼 지역 환원 내지 농산품 구매가 매우 저조한 데도 업체들은 ‘본사의 일괄정책’이라는 이유로 공헌활동 참여에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내 시군도 유통산업발전법이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시 시장 군수로 하여금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받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해 놓고 있다. 그러나 ‘강제사항이 아니라 대형유통업체가 협조를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며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의회 허남주 의원은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전북의 돈을 쓸어가면서도 달랑 몇 푼으로 선심 쓰고 지역 농산물 구매에도 인색한데도 전북도와 각 시·군은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상생협약을 통해 분기별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여러 가지 토론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뒤돌아서서는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행정과 지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전북도와 지자체가 상생발전에 대한 조례 등을 제정해야 대형유통업체들의 꼼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