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평과세 원칙 훼손,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 막아야”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지난 7년간 공제액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논란을 빚어온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세법심의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인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비례대표)이 현행 500억원에 달하는 가업상속 공제 한도를 30억원으로 축소하는 법안을 26일 발의했다.
▲ 박주현 국회의원(국민의당)
현행 가업상속 공제는 10년동안 지속되어온 기업을 상속 받은 후 10년 동안 자산과 기업, 고용 등을 유지하면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가업상속 공제는 지난 2007년에는 1억원이 한도였지만, 2008년 30억원으로, 2009년 100억원으로, 2012년 300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되어오다가 2015년부터는 20년 이상 유지되어온 기업에 대해 500억원까지 공제해 주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더구나 대상기업도 당초 중소기업에게 한정하던 것이 설립시 중소기업이면 상속시 중소기업이 아니게 된 경우로 확대되면서 사실상 모든 기업이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해있는 기업과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인 기업만 제외된다.
여기에 대해 박주현 의원은 “가업상속공제제도는 대대로 이어온 가업이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으나 공제한도가 500억원까지 확대되면서 일반적인 기업의 상속세 면제 제도로 그 취지가 변질되었다”며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법안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주현 의원의 개정안은, 가업이라는 취지에 맞게 15년 이상 계속 중소기업에 한해서만 30억원을 한도로 상속대상재산에서 공제하며, 한편으로 상속이후 기업의 운영에 대한 상황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상속 이후 가업 유지 요건을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했다.
박주현 의원은 “최근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 젊은 세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상속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본적인 세금제도인 만큼, ‘부의 이전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상속에 따른 적정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의원은 특히 “30억원 공제한도면 가족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웬만한 사업의 상속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도 15년에 달하는 연부연납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상속세의 현금납부에 따른 기업존속의 어려움은 거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상속세를 과도하게 면제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속세에 대한 연부연납 제도는 가업상속 재산이 전체 상속재산의 절반이상이면 상속세를 3년 거치 12년으로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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