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주자들 ‘FTA 쇼크’

찬반 따라 각개약진 통합신당 언제 띄워

	▲ 3월 28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국회에서 FTA 반대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e-mail]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수는 범여권 통합신당과 대선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 통합신당 논의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는 등 극도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FTA 타결을 빌미로 추가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FTA에 반대하는 범여권 의원들은 국회 비준 동의 저지를 위한 세 결집과 여론 확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명 ‘한미 FTA 졸속타결반대 비상시국회의’에는 열린우리당 23명, 민생정치모임 9명, 민주노동당 9명, 민주당 6명, 국민중심당 3명, 한나라당 2명, 통합신당모임 1명, 무소속 1명 등 모두 54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찬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의원들도 절반에 달하고 있어 정파를 초월한 연대 움직임이 정치세력화로 연결될 경우 FTA발 정치권 새판짜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 대선구도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선이 확산될 조짐이 일고 있다. FTA를 놓고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입장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은 결사 항쟁 의지를 다지고 있는 반면 친노그룹인 김혁규·한명숙 의원과 유시민 장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은 찬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은 조건부 반대론을 펼치고 있다.

개혁과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통합신당 작업이 대선주자들의 극명한 입장차로 더욱 혼미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형국이다. FTA 타결로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시적이나마 급상승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통합신당 문제와 맞물린 범여권 대선구도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