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영된 SBS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 용어로 의심되는 자막이 전파를 탔다. ‘런닝맨’ 측은 “오타일 뿐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과했으나 수차례에 걸친 ‘일베’ 방송사고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자막의 경우 일베 회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 ‘운지’가 사용됐다. 런닝맨 멤버 개리와 골키퍼 이운재를 합친 “개운재”를 “개운지”로 오타 낸 것이다.
SBS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10차례가 넘는 일베 논란이 이어졌다. 가장 잦은 논란은 일베 이미지가 합성된 사진 사용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의도로 얼굴을 합성하거나 일베 로고를 교묘하게 합성한 이미지 노출만 7차례에 달했다.
이에 SBS는 자체적으로 로고 라이브러리를 마련해 로고 이미지 사용의 실수를 예방하고 있으나, 라이브러리 운영 이후에도 일베 합성 이미지의 노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8시 뉴스’ 보도 중 일베에서 합성한 음원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되거나, 예능 프로그램 ‘붕어빵’에서 스피드 퀴즈 도중 ‘중력, 탱크, 홍어, 부엉이’ 등의 단어가 연달아 등장하며 “제작진 중 일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월에는 한 일베 회원이 본인이 SBS 관계자임을 인증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게시글과 함께 일베를 상징하는 손 모양을 한 채 SBS 건물 내부에서 촬영한 인증샷을 올렸다. 당시 SBS측은 “(게시물이)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며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고 연락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