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싹’ 변비 ‘쑥’ 요맘땐 자두 ‘짱’
▲ 피로 회복, 변비 개선, 빈혈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자두가 요즘 제철이다. 자두를 고를 때는 껍질에 흠이 없고 형태가 고르며 꼭지까지 자주색으로 고루 익은 것이 좋다. | ||
최근 미국에서는 영양학자 조니 보든 박사가 ‘몸에는 좋지만 잘 먹지 않는 건강식’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보든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그러한 식품으로 호박 등 11가지 식품을 소개하면서 이것들은 모두 너무 흔해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고 잘 먹지도 않는다고 했다. 보든 박사가 소개한 식품 중에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 몇 가지 식품을 골라 그 효능과 활용법을 알아본다.
항산화 성분 풍부한 자두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자두에는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풍부하고,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르닌 성분이 많아 이뇨작용을 돕는다. 신맛을 내는 유기산인 사과산과 구연산 등은 피로회복에 좋다. 몸속에 과다하게 쌓인 염분을 배출하는 칼륨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뿐만 아니다. 이 속에 함유된 섬유질은 변비를 개선시키고 철분은 빈혈을 예방해주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좋은 과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변비로 고생할 때도 자두를 먹이면 좋다.
☞활용법=자두를 고를 때는 껍질에 흠이 없고 형태가 고르며, 꼭지까지 자주색으로 고루 익은 것이 좋다. 신선한 자두를 생으로 먹거나 잼을 만들면 좋다. 펙틴이 많아서 잼이나 젤리를 만들기에 적당하다.
우리와 달리 서양에서는 씨를 빼고 말린 자두를 프룬(Prune)이라고 해서 많이 먹는다. 영양은 자두와 비슷하지만 말리는 과정에 몸에 좋은 성분들이 더 압축돼 있다고 한다. 이런 프룬 또는 프룬 주스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의 피로 푸는 블루베리
장수국가인 핀란드 사람들이 즐겨먹는 과일이 바로 블루베리.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서 암이나 심장병,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 속의 프테로스틸벤이라는 성분이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보고도 있다. 프테로스틸벤은 포도와 레드와인에서도 발견된 성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국 리딩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블루베리 속의 안토시아닌이 뇌신경세포를 자극해서 신호전달을 빠르게 하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한 블루베리 하면 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빛을 감지하는 로돕신이라는 색소를 만들어 눈의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활용법=5~9월이 블루베리의 제철이다. 이때는 블루베리를 주스로 마시면 좋다. 오래 먹으려면 신선한 상태의 블루베리를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없앤 다음 냉동실에 얼려둔다. 보통 과일이나 채소는 얼리면 영양분이 감소하지만 블루베리는 얼려서 오랜 시간 보관해도 영양분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잼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깨끗이 씻은 블루베리를 잘게 으깬 다음 물을 붓고 30분 이상 푹 끓인다. 물이 거의 없어질 정도로 조려서 설탕을 넣고 저어주면 적당한 농도가 된다.
블루베리는 겉에 흰 가루가 묻은 것이 맛이 좋다. 농약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열매가 익을 때 과당이 증가해서 생기는 성분이다.
피부 젊게 만드는 석류
새콤달콤한 맛의 석류는 구연산, 비타민 C 등이 풍부해서 갈증을 없애주기 때문에 여름철에 특히 좋다. 찬 음식이나 음료를 많이 마셔 설사를 할 때도 석류를 먹으면 효과가 있다. 석류에 들어 있는 타닌 때문에 설사가 멎는다.
조니 보든 박사는 “석류주스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며 노화방지에 효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과일이다. 여성들은 30대 중반부터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시작해 폐경을 겪는 40대 후반부터는 급감하는데 석류에는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다. 때문에 피부를 젊게 만들고 주름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석류가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도 원산지인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의 중년 여성들이 갱년기 장애를 거의 겪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활용법=여름만 되면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석류주스나 석류화채로 먹으면 좋다. 화채는 석류알에 잣과 꿀 등을 넣어서 만들면 된다. 이때 석류를 먹을 때는 과즙만 먹지 말고 씨까지 먹는 것이 좋다.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석류의 씨앗을 싸고 있는 막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다.
석류로 술을 담가도 좋다. 석류 5개에 소주 1ℓ, 설탕 100g을 넣고 1~3개월 정도 충분히 숙성시킨 다음 조금씩 마시면 된다.
참고로 국산 석류는 9~10월이 제철로 지금 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이란산 등의 수입산 석류다. 석류를 고를 때는 선명한 붉은 빛을 띠는 게 좋다. 검붉은 것은 너무 맛이 익은 것이고, 선홍색은 덜 익어서 시다.
혈액 정화시키는 비트
비트는 잎과 뿌리 모두 샐러드나 장식용으로 많이 쓰는 채소로, 사탕무라고도 한다. 녹색 잎에 잎자루와 뿌리가 빨간색을 띠어 식욕을 자극한다. 이 붉은 색소 부분에는 항암에 효과가 있는 엽산이 많이 들어 있다. 또 혈액을 정화시키는 데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용법=신선하게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 아침 공복에 당근, 사과와 함께 생즙을 내어 한 컵씩 마셔도 좋다. 변비가 심한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2회 마신다. 처음에는 비트의 양을 적게 했다가 차츰 늘려가는 것이 요령.
또는 전병이나 말이, 국수, 만두 등의 고운 색을 내고 싶을 때 비트즙을 넣어 물들이면 좋다.
위암·대장암 예방 양배추
양배추에는 강한 항암효과가 있는 설포라판이 들어 있는데, 설포라판은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의 활동을 억제한다. 이외에도 암 예방에 좋은 성분이 여러 가지 들어 있어서 발암물질을 활성화시키는 효소는 억제하고 해독작용을 하는 효소는 활성화시킨다.
특히 위암이나 직장암, 대장암 예방에 좋고 유방암에도 효과가 있다. 미국 뉴멕시코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생것 또는 짧은 시간 가열했거나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1주일에 세 번 이상 섭취한 사람은 1주일에 1.5번 또는 그 이하로 섭취한 사람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72%나 감소했다.
☞활용법=양배추를 즙내어 아침 공복에 한 잔씩 꾸준히 마신다. 위 수술을 했거나 속이 안 좋을 때는 양배추 수프나 죽을 쑤어 먹어도 좋다.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의 각종 요리에 자주 활용해도 좋다. 가능하면 열을 적게 가해 먹는 것이 가장 좋은 섭취법이다.
치매 예방하는 강황
우리가 흔히 먹는 카레는 강황(울금)과 생강, 계피, 마늘, 정향 등 수십 가지가 배합된 향신료. 강황은 터메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흔히 말하는 커큐민(Curcumin)은 강황의 노란색을 내는 색소 성분이다. 녹차의 카테킨, 고추의 캡사이신 같은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성분이다.
커큐민이 풍부한 식품은 유해 산소를 없애 암이나 성인병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국내에서도 커큐민이 암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의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이 되는 뇌세포 파괴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진행을 늦추고, 염증 유발 단백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활용법=얼핏 보면 생강과 비슷한 모양의 울금은 차처럼 끓여 마시거나 다양한 카레요리를 해먹으면 좋다. 카레는 채소나 해물 등 어떤 요리와도 맛이 잘 어울린다. 다만 위궤양이 있을 때는 카레가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한다.
냉방병 예방하는 계피
다른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일하는 데도 유난히 냉방병에 잘 걸리는 사람이라면 계피를 가까이하면 좋다. 소화가 안 되고 조금만 찬 것을 먹으면 배가 아픈 사람도 마찬가지다. 중추신경을 자극해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활용법=지나치게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 일하거나 손발이 찬 사람은 틈틈이 계피차를 마시면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통계피와 생강을 1:2의 비율로 준비하고 꿀, 잣, 대추 등을 넣어 달이면 된다. 물은 계피가 10이면 800㎖가 적당하다. 단 코피가 자주 나거나 소변에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삼간다.
천연 비타민제 호박&호박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호박은 흔한 식품 중의 하나. 어린 애호박이나 단호박, 늙은 호박 등 종류에 따라 영양은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모두 칼로리가 낮으면서 섬유질이 많고 노랗게 익은 것일수록 몸속에서 베타카로틴으로 변하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풍부해서 좋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베타카로틴은 항암효과가 우수한 성분으로,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하루 반 컵 정도의 늙은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뇨작용으로 노폐물 배출을 돕고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 다이어트에도 호박만큼 좋은 식품이 없다. 비타민 A·B12·C 외에도 피부에 좋은 비타민 E까지 풍부하다.
정경연 한의사는 “한방에서는 호박이 특히 약한 소화기관의 기능을 돕고 기운을 나게 해주는 식품으로 본다”며 “위가 약하거나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흔히 그냥 버리기 쉬운 호박씨에는 마그네슘이 많이 포함돼 있다. 민간요법에서는 기침이 심할 때 호박씨를 구워서 꿀과 함께 먹는다. 또 셀레늄 성분이 많아서 남성의 전립선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활용법=호박은 식물성 기름에 살짝 볶아 먹을 때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이 높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 성분으로,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또 열을 가하면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 효소가 파괴되는 것이 장점이다.
얼굴이 잘 붓는 사람은 늙은 호박 삶은 물을 마시면 부기가 빠진다. 또는 호박의 속을 긁어내고 꿀, 보리조청 등을 담고 푹 쪄서 먹으면 천식에 좋다고 한다.
호박씨는 볶아서 껍질을 벗겨 간식으로 또는 샐러드에 뿌려 먹으면 좋다. 아니면 간을 보호해주는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 있으므로 술안주로 권할 만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경연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