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내놓은 관리비 5대 절약 포인트
관리비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으로 52억원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잘못된 비용처리나 예산 집행으로 100억원의 관리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
사례별로 보면 우선 일부 관리사무소는 청소나 경비 등 용역업체 감독을 소홀히 해 용역업체가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방치했다.
A아파트의 청소 경비를 맡은 B업체의 경우 청소와 경비인력 12명을 채용하면서 60세 이상 고령자를 1년 미만으로 고용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고용된 사람들에게 퇴직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지만 B업체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관련 비용을 모두 청구해 받았다. 또 아파트와 계약된 경비원 급여보다 적은 급여를 지급하는 형태로 부당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B업체와 같은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는 357개 단지에서 발생했다. 총 21억원의 관리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
또한 일부 관리사무소는 직원의 인건비 등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176개 단지의 경우 휴가를 다 쓴 직원에게 연차수당 4억4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476개 단지는 소방협회비, 주택관리사협회비 등 직원 개인이 납부해야 하는 협회비 1억8600만 원을 관리비로 지급해 적발됐다. 이같은 사례는 544개 단지에 걸쳐, 총 31억원의 관리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
이와함께 아파트 보수를 위해 적립한 장기수선충당금을 다른 예산에 사용한 관리사무소도 있었다. C아파트는 수도요금을 세대 당 월평균 5000원씩 과다 부과해 조성한 2500만원을 수도배관 교체공사비로 사용해 적발됐다. 이같은 경우는 모두 445개 단지에서 발생했고, 96억원의 예산 전용됐다.
이외에 입주자대표회의가 부적절하게 비용을 처리한 경우도 있었다. 245개 단지의 경우 운영비 예산안을 수립하지 않거나 예산 범위를 초과해 비용을 사용했다.
경기도는 관리사무소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으로 발생한 52억원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자체 조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중 1000만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제공한 5개 단지에 대해서는 시장, 군수가 고의성을 확인한 후 수사의뢰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500만 원 이상의 부당지출이 발생한 28개 단지는 입주자대표가 부당이익을 취한 해당 용역업체로부터 2억여 원을 환수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556개 단지 전체에 이번 점검결과를 통보하고,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잡수입 등 96억 원을 장기수선공사비로 전용한 사례는 2013~2014년 당시 관련 규정이 없어 처분이 어렵다”라며 “올해 1월 관련 법규가 시행돼 앞으로는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는 점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경필 지사는 아파트 관리비 절감 및 비리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으로 ▲점검 강화 ▲비리예방 시스템 구축 ▲교육 및 홍보 강화 ▲제도개선 등 4대 방안을 제시했다.
남 지사는 “관행처럼 계속 돼온 공동주택 관리비리, 이제는 뿌리 뽑아야 한다”며 “경기도가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가 투명한 관리비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며 “아파트 주민의 관심과 시장, 군수의 지속적인 감시, 정부의 제도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