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에 녹즙 한잔 머리 잘 돌아요
다른 동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과 달리 식물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 작용을 통해 생존한다. 광합성 작용에 꼭 필요한 것이 엽록소. 클로로필(chlorophyll)이라고도 하는 엽록소는 녹색식물의 세포에 있는 엽록체 속 녹색 색소로, 햇빛을 흡수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유기화합물인 탄수화물을 합성시킨다.
엽록소는 주로 식물의 푸른 부분, 특히 잎에 많고 줄기, 뿌리 등의 녹색 부분에도 들어 있다.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도 엽록소 때문으로, 가을에는 엽록체와 함께 그 안의 엽록소가 사라지고 다른 색소가 보이면서 노랗고 붉은 잎으로 변한다.
엽록소에는 각종 효소와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몸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때문에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에 관여한다.
식물의 생존에 꼭 필요한 엽록소가 우리 몸속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할까. 우선 상처를 빨리 낫게 하고 세포가 잘 재생되도록 돕는다.
조혈작용에도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엽록소의 분자 구조는 적혈구 속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의 헴 색소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모글로빈의 중심원소가 철인데 비해 엽록소는 마그네슘인 것만 다르다. 헤모글로빈은 몸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헤모글로빈과 구조가 비슷한 엽록소 역시 이런 역할을 담당해 조혈작용을 돕는 것이다.
엽록소에 풍부한 섬유질은 대장건강에 이롭다. 섬유질이 수분을 흡수해 장 운동을 자극, 변비를 예방·개선한다. 또한 장 내에서의 비타민 B군 합성을 촉진하고 유독가스 발생을 막아주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 효과도 있다.
흔히 ‘산성 체질이 되면 질병에 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엽록소를 잘 섭취하면 체액을 알칼리화시키는 데도 좋다. 체액은 우리 몸 세포의 전해질 농도의 차이에서 구분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엽록소가 전해질 농도를 약알칼리성으로 조절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소를 배출하는 해독작용도 뛰어나다. 이런 이유에서 자연건강법 전문가들은 “혈액이 오염되기 쉬운 식습관, 환경 등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자연식, 채식 등으로 바꿔 엽록소를 잘 섭취하라”고 권한다.
▲ 엽록소를 잘 섭취하려면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좋다. 특히 술 담배를 하는 남성은 녹색채소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 | ||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의 해를 막는 데도 엽록소가 유용하다. 엽록소를 이용하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발암, 간 독성 등을 유발하는 다이옥신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본에서 발표된 바 있다.
엽록소를 잘 섭취하려면 가능하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매끼 식사에 나물, 샐러드 등으로 채소 반찬을 항상 올린다. 여러 가지 채소로 만든 녹즙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녹즙은 정신노동을 하는 직장인이나 수험생의 건강음료로도 좋은데, 되도록 공복에 마시는 게 좋다. 즉 식사 30분 전이나 식후 2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공복에 마셔야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아침식사 전 공복에 한 잔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촉진돼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하루에 5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때 5단위의 채소 섭취는 누구에게든 좋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들보다 채소 섭취량이 적고 술 담배 등 건강을 해치는 요인에 많이 노출되는 남성은 특히 9단위 정도로 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여성은 7단위를 섭취한다.
평소 탈모, 대머리로 고민하는 이들도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채소나 과일, 해산물 등에는 대머리의 원인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에스트로겐,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식사가 불규칙하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채소 섭취량이 적은 편이라면 건강식품으로 나와 있는 제품을 이용해도 좋다. 엽록소 제품은 물론 클로렐라에도 엽록소가 풍부하다. 클로렐라 100g에는 1500~3000㎎의 엽록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어떤 채소보다도 많은 양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