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선사하는 장난꾸러기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의 백미는 단연 상대역인 전도연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대목이었다. 심지어 그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모르던 이들은 ‘프러포즈’가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로 감동적인 멘트였다. 전도연 역시 상당히 기뻐했다는 후문. 며칠 뒤 열린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나란히 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역시 수상소감을 통해 “은하여서 너무 행복할 만큼 많은 사랑을 주신 황정민씨에게 감사한다”고 얘기했다.
사실 황정민은 유독 여배우 복이 없는 편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연기한 작품에서 달콤한 로맨스는 <너는 내 운명>이 거의 처음이었다. 이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엄정화와 다시 한 번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지만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라 분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여자 정혜>에서도 김지수와 호흡을 맞췄지만 일반적인 로맨스와는 약간 동떨어진 영화였다. 그 외의 영화에서는 대부분 상대 여배우가 없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심지어 영화 <로드무비>에서는 동성애자로 분해 정찬과 격정적인 애정신을 선보이기도 했을 정도.
그렇다면 여배우들이 본 황정민은 어떤 사람일까. 엄정화는 “무뚝뚝해보이는 인상과 달리 엉뚱한 구석이 있는데다 장난꾸러기”라고 얘기한다. 촬영 도중 엉뚱한 장난으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곤 했다는 것. “그런 모습을 통해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엄정화는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도 나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많은 배려를 해줘서 행복한 기분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얘기한다.
김지수는 “평소에 가까운 사이라 촬영 내내 편하게 지냈다”며 “정민이 오빠와 미혜 언니의 고등학교 후배 입장에서 두 선배가 잘 사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라고 얘기한다. 김지수 역시 황정민이 상당한 애처가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