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의 발자국 눈앞에 아른
▲ 박지원 전 비서실장 | ||
박 전 실장도 ‘원조 왕수석’이란 호칭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박 전 실장은 DJ정권 당시 ‘왕수석’이라 불리는 DJ의 핵심 측근이었다. 그는 DJ정권 출범 이후 청와대 공보수석-문화관광부 장관-정책기획수석-비서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역임하는 등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했다. 문광부 장관 시절에는 주무장관을 제치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막후 역할을 담당했고 정책기획수석 시절에도 당시 이상주 비서실장을 대신해 청와대 비서실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다. 박 전 실장의 승승장구는 야권은 물론 당시 집권여당 내부에서도 비토세력을 양산했고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그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박 전 실장이 국민의 정부의 핵심 실세였다면 문 전 수석은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떤 이권이나 욕심이 아니라 신임 하나로 의리를 쌓았고 또 그런 만큼 비토세력이 존재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문 전 수석은 법무장관 기용 여부를 떠나 박 전 실장처럼 현 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박 전 실장은 퇴임 후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된 상태다. 문민정부 시절 막강 권력을 행사했던 박 전 실장의 퇴임 후 모습은 권력의 무상함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박 전 실장과 여러 가지로 다른 점도 있지만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문 전 수석이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그리고 퇴임 후 어떠한 행보를 걷게 될지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