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 낭송, 노래처럼 아름다워요”
가온락 씨 <전주대 제공>
[전주=일요신문] 김정희 기자 = “한국 시는 언어가 정말 아름다워요. 낭송을 하면 마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15일 전북대에서 열린 ‘제2회 전북 외국인유학생 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 전주대학교 가온락(21·경배와찬양학과 3)씨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길고 어려운 시였지만 수십 번을 반복해 외고 암송하다 보니 그 안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온락씨가 읊은 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 내용이 길어 지난 2개월간 매일 틈날 때마다 암송을 했다. 시를 프린트해 들고 다니는가 하면 핸드폰에도 저장을 해 자주 들여다 보고, 유튜브를 보면서 발음과 낭송법을 익히기도 했다.
“‘님’이란 말이 들어 있어 처음에는 사랑하는 애인을 떠나보낸 슬픔을 쓴 시 인줄 알았어요. 나중에 나라를 빼앗긴 아픔과 한이 절절하게 밴 노래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낭송할 때도 사랑에 대한 애절한 감정보다는 비분강개하는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중국의 절강성 온주시 출신으로 3년 전 고교 졸업 후 한국에 온 가온락씨는 “기독교 명문 사학인 전주대에서 부지런히 공부한 뒤 고향에 돌아가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교회 사역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낭송대회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어와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외국인 유학생들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열렸다.
전라북도 유학생고충처리센터가 주최하고, 세계 외국인유학생 시낭송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 해 2회째다. 이번 대회는 전주대, 전북대, 우석대의 유학생 15명이 본선에서 기량을 겨뤘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가온락(중국, 전주대 경배와찬양학과 3년)
◇금상=양신심(중국, 전주대 경배와찬양학과 3년)
◇은상=황설매(중국, 전북대 4년)
◇동상=김연기(중국, 전주대 패션디자인학과 4년)
◇장려상=고의림(중국, 전주대 경배와찬양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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