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마다 누군가는 잘린다
▲ 이학수 부회장 | ||
1997년엔 외환위기와 더불어 삼성자동차 사태가 닥치자 당시까지 비서실을 장악해온 기획팀 인사들이 대거 물러나고 대신 재무팀 인사들이 중심세력으로 약진한다. 이학수-김인주 라인을 중심으로 한 재무팀 인사들은 이후 비서실 확장개편을 통한 구조본 출범과 현재 전략기획실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핵심세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학수 부회장에겐 10년 전인 1997년에 뜻 깊은(?) 일이 하나 더 있었다. 1996년 12월 당시 비서실 차장이던 이 부회장이 직접 작성한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안을 들고 일본에 머물던 이건희 회장 찾아가 승인을 받은 일이 있다.
당시 비서실장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었다. 현직 비서실장을 제쳐둔 행동이 이 회장과 이 실장 사이에 자연스럽게 일어났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후 1997년 정기인사에서 이 실장이 비서실장직을 물려받고 현 전 회장은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그룹 내 이학수 2인자 시대의 서막이 오른 때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2007년이 저물기 전 비자금 파문 여파로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삼성이 누군가 잘려나가는 10년 주기설을 재차 확인시켜줄지 궁금하다.
천우진 기자 wjc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