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기자 미래칼럼 2017 대선 ⑦ 박근혜 조경태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 원유철 남경필 김무성 이정현 시대정신 히든카드 개헌 빅뱅
○개헌론: 시간 획득전쟁 뒤 정계개편·중립내각
○카오스: 박근혜, 노무현·이명박의 길을 가다
○빅뱅: ‘짚 없는 벽돌’, 경제·안보·권력형 게이트
○특이점: 박근혜지지도 10%대, 반기문 출사불가
○코스모스: 범중도 통합신당.조경태+도광양회 얼굴
○시대정신: 해원상생(解怨相生)·화해동맹(和解同盟)
1. 카오스: 시대정신의 빛, 박근혜를 떠나다.
“역사는 엉터리다”
미국 자동차의 아버지 헨리포드의 말이다. 역사는 자연법칙에 따라 질서 있게(=cosmos) 조립된 자동차가 아니라 ‘혼돈(chaos)’의 총화라는 뜻이다. 2017 12월 대선 과정은 설계된 자동차 조립과정이 아니다. 불확정성의 현실정치를 확정성의 ‘선거공학’의 틀에 넣으면 무지의 늪에 빠진다.
그 실례가 2016년 4-13 총선이다. 투표일 일주일 전까지 결과를 예측한 여론조사 기관, 정당,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왜? 다수의 국민들은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은 소수의 응답을 취합하여 다수의 견해로 귀납·확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결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기관이 제공한 ‘오류’를 바탕으로 하여 선거 결과를 분석·전망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선거결과는 상상을 초월했고,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었다. 과학적인 ‘예측’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직관’이 오히려 판별력에 힘을 더했다. 여론조사의 함정에 빠져, 침묵하는 국민들 마음과 마음의 총화, 시대정신을 놓친 결과다.
역사란 불확정성과 역동성으로 들끓는 카오스적 현재진행형의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정치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민중과 함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어둠 속의 행군이다.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이 대표적 사례다.
2. 개헌론: “영광이 박근혜 정권을 떠났다.”
집권을 1년 남짓 남긴 박근혜대통령(이하 존칭 생략)이 개헌론 카드를 던졌다. ‘박근혜 개헌론’의 목적은 ‘시간 쟁탈전쟁 선언’과 정계개편 정국의 주도권 획득에 있다.
개헌논쟁은 정치권의 블랙 홀이다. 여야 모두 수렁을 피해 가겠지만, 차기정권 국정 핵심 아젠다로 설정될 수 있다. 또 집권여당으로선 논쟁을 벌이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2,3개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아무 말 못하는 벙어리가 아니다. 민중이란, 국민이란 묵묵히 자신의 역사를 경험해 가는 존재이다. ‘거대한 침묵’ 속에 담긴, 국민들의 마음은 시대정신으로 구현된다.
시대정신이란 “앞으로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진 국민들의 응집된 마음,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의 삶을 염원하는 국민들 마음의 총화”이다. 한마디로 시대정신은 “오늘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내일의 운명선을 열어가는 정신(sprit,精神)의 화신(化神)”이다.
2016년 10월 25일 새벽, 요한기자는 기록한다.
“영광이 박근혜 정권과 그 일파로부터 떠났다.”
(The glory has departed from daughter Park’ Regime & Saenuri)
박근혜 정권의 실패는 이명박·노무현 정권이 누적한 ‘51% 승리 정권의 끝판’을 보여준다. 유감스럽게도 시대정신은 여·야 정당을 분리시켜 적대적 관계로 심판하지 않는다. ‘경제와 안보 위기’라는 절요절급한 생존 딜레마 앞에서 국민들은 여야 정치권을 한 묶음으로 여긴다.
적대적인 진영 대결 속에서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은 51%의 지지를 얻어 탄생했다. 이들은 집권과 동시에 그들만의 소수 권력독점 세력을 형성했고, 똑같이 실패했다. 15년간 누적된 실패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사느냐, 죽느냐‘라는 벼랑 끝 운명으로 내몰았다.
2017 대선은 국민·우리 모두 운명을 결정하는 인감도장 위임의 한판이다. 관성처럼, 여야 정당들이 내놓은 ’낡은 후보‘를 고르는 ‘강시형 투표’를 반복한다면, 미래는 없다.
2017 대선은 정당이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새로운 지도자를 만들어 탄생시켜야만 한다. 2017에서 대한민국은 ‘51%의 승리자’를 선출한다면 망하고, ‘70% 지도자’를 만들어 낸다면 남북·한반도의 살 길이 열린다. ‘국민지지 70% 이상’의 리더십과 정권만이 2018년 이후 개헌, 안보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보유한다.
2012년 12월 20일 서울 종로구 인의동 선거연수원 외벽에 한 벽화전문가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포스터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 역사 재평가: “에너지원은 박정희·김대중의 뿌리에 있다.”
⓵ 시대정신1: 박정희와 김대중은 몇 개의 얼굴인가.
2017 대선 레이스는 박정희와 김대중에 대한 재평가로부터 시작된다. 두 지도자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뿌리이자 동력원, 즉 젖줄이다.
극단적 여야 정치집단들은 박정희와 김대중을 ‘불구대천의 원수’쯤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시대정신은 박정희·김대중을 ‘증오와 복수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역사의 강에서 만난 두 영웅은 ‘해원상생(解怨相生)·화해동맹(和解同盟)’의 손을 맞잡고, 서로 절반의 얼굴을 보완하고 있다.
김대중 민주화가 없는 박정희 경제혁명은 독재로 귀착되고, 박정희 산업화 없는 김대중의 (주한미군이 보장하는) ‘비핵 한반도 영세중립국론’은 모두 허구에 불과하다.
역사의 강은 박정희와 김대중을 ‘한줄기’로 여길 뿐, 둘로 편가르지 않는다. 판단기준은 시대정신 안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을 안고, 국민들과 함께 운명을 걸었는가에 있다.
‘부강하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수레라면, ‘시대정신’은 양쪽의 수레바퀴이다. 박정희와 (김영삼을 포함한) 김대중은 시대정신의 노선에 충실했던 두 개의 수레바퀴다. 시대정신의 사명과 역동 속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은 한 몸· 두 얼굴이다.
⓶ 시대정신2: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몇 개의 얼굴인가.
시대정신에 입각하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과오의 기준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뿌리를, 이명박·박근혜는 박정희의 젖줄을 잇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단죄·왜곡·역행했다.
박정희와 김대중은 국립 현충원이라는 같은 공간에 육신을 심고, 역사의 강 속에서 만나 재회했다. ‘박정희 대 김대중은 원수’라고, 적대적 양진영으로 설정하는 자들은 모두 ‘가짜 지식인’이다. 가짜 지식인이란 거짓된 보편성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논리를 부여하려 하는 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유령을 일깨워 현실정치에 덧입힌 허깨비 부류들이다. 망령(ghost)과 정신(sprit)은 그 차원과 역사적 심층의 결이 전혀 다르다. 유령을 차용한 ‘망령된 정치’는 반드시 그 ‘처참한’ 응보를 받게 된다. 2012년 대선이 ‘노무현의 위패와 박정희의 영정’ 이라는 유령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박근혜정권의 실패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강조하여 정리한다. 역사의 강줄기에서 김대중은 박정희를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명명백백하다. 안보분야에서는 박정희의 7-4 남북 공동성명의 이념적 정신과 현실적 유연성을 계승했다. 김대중과 김정일의 6-15 공동선언의 중간에는 박정희의 경제분신 정주영이 핵심행위자로 역사적 사명( 지위와 역할과 기능)을 다했다.
경제분야면에서도 IMF 환란위기, 국난 극복의 주도자 김종필·박태준·이한동 등은 모두 박정희의 후예들이다. 즉 김대중 국민의 정부, DJP 연합정부는 김대중과 박정희의 연합정부에 다름 아니다. 부인할 수 없다.
역사의 강이 선물한 시대정신 속에서 김대중과 박정희는 분명히 한 얼굴이다. 하늘아래 땅 위에 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 ‘박정희는 독재자’라는 얼굴은 김영삼과 김대중의 민주화 얼굴로 덧입고, 김대중의 이상주의는 박정희 산업화 토대 위에 있음은 명증하다. 명증하다.
4.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뿌리와 젖줄을 자르고 자멸한 ‘소수 독점권력’
2017 대선에 앞서 국민들은 냉정하고 솔직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노무현 정권은 (박정희의 산업화 성공에 기반한) 김대중의 국난극복과 한미동맹이 보장하는 비핵 한반도 영구평화의 노선을 온전히 계승했는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박정희의 산업화와 부강한 대한민국의 꿈과 경제혁명을 온전히 계승했는가?”
“택도 없는 이야기다”. 박정희·김대중의 역사를 내세워 선거에 승리한다. 그러나 집권 뒤 이들과의 동맥을 끊어버리고, 권력은 소수세력이 독점한다. 박정희·김대중의 역사는 왜곡·배신·변질되고 만다. 소수독점 권력은 반드시 타락하고 부패한다. 이렇게 하여 박근혜·이명박·노무현 정권은 ‘짚이 없는 벽돌’을 만들고 말았다. 똑 같다.
⓵ 51%대 49%, 국민을 극단적으로 양분화시켰다.
세 정권은 모두 박정희와 김대중의 토대위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은 물론, 집권 뒤에도 집단 권력을 영남과 호남,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진보와 보수, 청년층과 중장년층으로 양분시켜 충돌과 대결의 전쟁 지형으로 구축했다.
안보 면에서 북한에게 핵실험을 당했고, 국가경제와 민생경제 면에서 실패했고, 집권후반기에 부패하고 추악한 권력형 게이트가 발생했다. ‘짚 없는 벽돌’은 가루가 되기 십상이다. 세 정권 똑같은 손바닥은 분노와 증오, 배신과 복수심을 움켜쥐고 있었다. 역사의 강에서 만난 박정희·김대중이 탄식할 노릇이다.
⓶ 노무현, 뿌리의 단절과 단죄. 그들 만의 권력
집권 뒤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 뿌리를 자르고, 노무현식 권력을 집중화했다. 대북 송금사건 조사를 빌미로 남북관계를 원점으로 돌리고(단절), 임동원 박지원 등 남북정상회담 책임자들을 구속시켰다(단죄). 김대중 지지기반 정당을 혁파하고 노무현식 정당을 창당했다(배신과 복수).
부시정권에 압도되어 북한 핵 협상 중재권을 중국에게 넘겼고(무능), 북한으로 가야할 기업들은 중국 투자로 방향을 선회했다(무지), 결국 제 1차 핵실험 국면을 당하고 만다.(패배)
국내적으로는 수십조 원의 국비가 소모되는 수도이전 논란부터 지방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공기업 지방이전을 강행했다. 경제민주화의 기회를 인지하지 못하고, 실패한 주거정책으로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가 급등한다.
⓷ 이명박, 젖줄의 배신과 복수, 그들 만의 국가
이명박 정권도 박정희 산업화의 정신과 노하우를 계승하지 않았다(단절). 오히려 노무현 정권의 ‘뒤집은 손바닥’ 일 뿐이다(배신,복수). 5대강 사업 미명하에 수집조의 국비가 투입되고(오류), 막대한 해외자원개발 의혹이 불거졌다(독점권력). 안보 면에서는 부시 미 대통령의 별장에서 ‘형제(my brother)’로서 어깨동무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북한은 제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패배)
⓸ 박근혜, ‘역사적 아버지’를 계승하지 못한 생물학적 ‘딸’
박근혜 정권은 노무현과 이명박의 몸의 환부를 도려내지 못했다. 종기는 오히려 전신으로 펴졌다. 최경환 경제팀은 가계부채·기업부채·정부부채가 임계점에 이르고 전 산업분야에서 중국에게 따라 잡혔다. 수출 감소, 기간산업 붕괴, 중소기업 연쇄부도, 노사분규 속에서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
장년들은 구조조정의 피바람 공포 속에서 신음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부도와 파산의 폐허 속에서 쓰러지고, 청년들은 취업난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알고보면 박정희·정주영·김대중의 합작품인 ‘개성공단’도 패쇄 했고, 북한은 보란 듯이 제 3,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제 4차 산업시대의 미래비전과 대안도, 신성장 동력 분야도 발굴하지 못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모두 경제와 안보, 두 축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역사의 강에 서서 진솔하고 정직해야 한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라는 완전히 실패한 정권을 ‘박정희·김대중 정권’에 들이댈 수 없다. 박정희와 김대중은 우리 현대사를 추동한 두 개의 수레바퀴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하늘도, 땅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요한기자 미래칼럼 ⑧2017대선 으로 옮깁니다.---
박요한 선임기자 yohanletter@ilyo.co.kr
정치학 박사,숭실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정치학회·북한연구학회 연구위원
저서: 『북한핵무력의 세계정체성』,『시간과 인간의 운명정체성』<도서출판 행복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