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재갈 물 수도
우선 적자 경영 문제는 수치부터 차이가 난다. 선임자급 사원으로 구성된 공정방송노조는 정 사장 재임 중 경영 적자 규모가 150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KBS 사상 최대의 적자폭이라는 것이다. MBC와 SBS의 흑자경영을 예로 들며 진작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KBS 측은 오히려 흑자 189억 원 규모라고 반박한다. 일부에서는 공영성 강화를 위해서는 적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공영방송의 임무인 수신환경 개선이나 공영성 높은 프로그램 제작 등에서 이윤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의 공정성 문제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그가 ‘탄핵방송’을 비롯, 보수진영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주도하면서 편파적 방송을 했다는 비판에 일선 기자와 PD의 재량권과 권한을 강화해 자율성을 부여했을 뿐 사장이 개입한 것은 없으며, 이는 오히려 정 사장의 업적이라는 반론이다.
아들의 미국 국적 및 색깔 시비, 참여정부의 코드 인사 논란 역시 부적격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취임 이전과 연임 과정에도 계속 나왔던 것으로 새삼 중도 퇴진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 사장 퇴진 논란에서 무엇보다 핵심이 되는 것은 ‘공영방송 KBS의 독립성’이다. 정 사장이 물러나도 결국 현 정부가 낙점하는 사람이 사장으로 온다면 아무런 대의명분을 찾을 수 없다는 우려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장우성 기자협회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