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힐링 1번지-회동수원지 물, 길, 숲에서의 특별한 하루
제4회 부산스토리텔링축제 포스터.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부산 회동수원지 일대를 ‘이야기가 있는 대한민국 힐링 걷기 1번지’로 만들기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이 시작된다.
수원지 조성에 얽힌 우리 선조들의 비애와 천혜의 수변환경을 품은 스토리 보고이자 시민 안식처인 이곳을 이야기-치유의 공간으로 조성하려는 것. 이와 관련해 회동수원지 둘레길의 스토리텔링 지도가 처음으로 제작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 무대는 10월 29일과 30일 이틀간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 일원에서 부산시와 국제신문사 주최로 열리는 제8회 부산갈맷길축제와 제4회 부산스토리텔링축제이다.
두 축제는 (사)걷고싶은부산,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각각 주관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동시에 펼쳐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따로 마련됐던 걷기-이야기 한마당 축제가 한데 어우러지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물(수변)과 길, 숲에서의 특별한 하루’라는 부제가 달린 이번 축제의 키워드는 힐링이다. 회동수원지의 고즈넉한 수변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세상만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수원지 주변 지역의 역사적 이야기도 함께 음미할 수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2010년 1월, 45년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이곳을 자연환경과 더불어 힐링할 수 있는 명품 산책 장소로 부각하고, 이런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회동수원지의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이번 두 축제 기간에 진행되는 여러 프로그램과 체험행사는 이런 취지에 맞춰 꾸며진다. 땅뫼산 편백나무 숲에서 수원지를 내려다보며 즐기는 힐링 해먹(기둥 사이에 달아매어 침상으로 쓰는 그물) 체험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편백나무숲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축제 참가 시민들에게 또 다른 힐링 요소가 될 것이다.
스토리텔링축제 첫날의 힐링토크 콘서트에서는 웃음박사 조상영 웃음연구소 대표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이 자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도 참석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부산 최고의 이야기꾼을 찾는 사투리대회 본선 무대도 진행돼 축제 참가 시민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축제장 인근에서는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오륜대와 땅뫼산 일대를 따라 걸으며 신회동팔경과 풀꽃 이야기를 진행하는 투어도 마련된다.
부산대 디자인학과 윤기헌 교수가 만든 스토리텔링 지도에는 회동수원지 둘레길의 걷기 3개 코스와 수원지 일대의 유적지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으며, 조선 민초들의 탄식과 울분이 서려 있는 회동수원지의 배경 이야기도 담겨졌다.
일제시대 회동댐과 수원지가 조성될 때 오륜동의 5개 마을 중 4곳이 아무런 생계 대책이 그대로 수물됐으며 당시 댐 준공식 광경을 본 농민들이 ‘수원지에 고인 물은 우리들의 피눈물이다’고 울분을 토했다고 이 지도는 전한다.
조선시대 추파 오기영이 회동수원지 일대의 절경을 읊었던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와 오륜대, 기찰주막 등에 얽힌 스토리도 소개돼 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