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원칙주의자
검찰국장 재직시설 중수부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굵직한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객관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장관에게 직언해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할 당시 “검찰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수사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수사의 질과 품격을 높이는 데 있다”며 고품격 수사를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이 인권을 침해한다면 검찰제도의 본질에 대한 모욕이자 자존심에 대한 훼손”이라는 말로 인권 수사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법조비리, 바다이야기 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된 대형 사건들을 깔끔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일심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당시 참여정부의 386 청와대 참모진과 적잖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임 총장을 발탁하자 일부 386 참모진이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피력했던 것은 이러한 갈등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임 총장은 법조계 내에서 원리원칙주의자로 평가 받아왔다. 원칙을 강조하다보니 “대가 세다”는 평을 듣기도 하고 엄격한 일처리 탓에 검사들 사이에서 ‘피곤한 상사’로 통하기도 한다. 후배 검사들에게 평소 “검찰권은 천부적인 권한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일 뿐이어서 절대 남용해서는 안 된다”며 ‘품격 수사’를 주문해왔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