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탈의실 불쑥 “우릴 소떼처럼 다뤘다”…피해자들 줄줄이 고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70)가 터진 둑처럼 쏟아지는 여성들의 성추행 폭로에 궁지에 몰렸다. 대선후보 공식 지명 전부터 거침없는 막말에 여성비하 발언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더니 결국에는 성추행 파문까지 터지고 만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찌감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69)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는 미국 언론들도 다수다. 미국의 100대 언론 매체 가운데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매체가 ‘0개’라는 점 역시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사실 여성 비하 및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던 트럼프가 평소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어땠을지는 쉽게 짐작하고도 남는다. 폭로 여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살펴보면 보통 트럼프는 여성에 대한 강제적인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 팔이나 다리는 기본이요, 가슴을 만지기도 했으며, 심지어 음부를 더듬기도 했다.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난 24일까지 트럼프의 성추행을 고발하고 나선 여성만 열한 명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과연 그의 말을 순수하게 믿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미인대회 주최자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참가자들이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을 급습하거나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7일 <워싱턴포스트>가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부터였다. 이 녹음파일은 2005년 녹취된 것으로, 파일에는 당시 트럼프가 <액세스 할리우드> 진행자인 빌리 부시와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트럼프는 세 번째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
훗날 트럼프는 녹취 내용에 대해 “남자들끼리 라커룸에서 나눈 대화였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그럼에도 워낙 외설적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기엔 충분했다. 당시 트럼프는 부시에게 과거 유부녀를 유혹하려 했던 경험담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자동적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그냥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자석처럼 말이다. 그냥 키스하고 본다.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상대가 스타면 여자들은 뭐든지 허락한다” “XX를 움켜쥐고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저속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허풍이 아니었다는 것은 곧이어 줄줄이 터진 여성들의 증언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트럼프의 성추행을 폭로하고 나선 여성들이 모두 트럼프로부터 강제로 키스를 당하거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지금까지 입을 연 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때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시카 리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끔찍했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1979년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트럼프를 만났던 그녀는 처음에는 트럼프가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비행기가 이륙한 지 45분쯤 지나자 갑자기 팔걸이를 올린 트럼프가 리즈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리즈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트럼프는 마치 문어 같았다. 그의 손이 내 몸 여기저기를 더듬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건 분명 성폭행이었다”라고 분노했다.
크리스틴 앤더슨은 1990년대 초 뉴욕의 나이트클럽에서 봉변을 당했다.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트럼프의 성추행을 폭로한 앤더슨은 “친구들과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누군가 허벅지를 만지더니 급기야 속옷 안까지 손을 넣어 음부를 더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던 그녀는 그제야 그 남자가 트럼프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30초도 안돼 벌어진 일이었다. 역겨웠다”고 회상했다. 명백히 성추행이었지만 당시 그녀는 신고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워낙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메이크업아티스트였던 질 하스는 트럼프의 저택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1997년 트럼프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비즈니스 미팅차 트럼프를 만난 그녀는 갑자기 트럼프가 자신을 딸 이반카의 방으로 데리고 가더니 강제로 성추행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을 통해 그녀는 “트럼프가 나를 벽에 대고 밀어붙이더니 온몸을 더듬었다”고 말하면서 당시 옆방에는 하스의 남자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여성 피해자들의 가족이 배석한 자리에서도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케이시 헬러는 <가디언>을 통해 “1997년 가족들과 함께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 저택에서 열린 어머니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하면서 당시 자리에는 남편과 시어머니, 그리고 세 자녀가 함께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리조트 회원이었던 그녀는 트럼프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트럼프의 방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트럼프에게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자 갑자기 트럼프가 손을 잡아 당겨 키스를 시도했던 것. 헬러는 “나는 분노했고, 충격을 받았다”며 불쾌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트럼프타워 내 부동산회사에서 근무했던 레이첼 크룩스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05년 트럼프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본 크룩스는 처음 만난 트럼프가 악수를 청해와 이에 응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악수한 손을 놓지 않은 채 강제로 크룩스의 볼과 입술에 키스를 했다.
민디 맥길리브레이는 <팜비치포스트>를 통해 2003년 트럼프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레이 찰스 콘서트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갑자기 누가 뒤에서 엉덩이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뒤를 돌아보니 트럼프가 서있었다”고 말했다. 눈이 마주치자 트럼프는 재빨리 시선을 회피했다.
트럼프의 막가는 행동은 자신의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멈출 줄 몰랐다. 2005년 결혼 1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기 위해 트럼프 부부를 찾았던 <피플>의 나타샤 스토니오프 기자는 당시 임신 중이었던 멜라니아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치욕스런 일을 겪었다. 트럼프가 갑자기 “아주 근사한 방이 하나 있는데 구경시켜 주겠다”면서 다른 방으로 안내를 하더니 갑자기 문을 닫고 벽에 밀어붙인 후 강제로 딥키스를 시도했던 것. 집사가 들어와 상황이 종료되자 트럼프는 웃으면서 “우리가 거의 갈 데까지 갈 뻔했던 거 알지?”라고 말했고, 그녀는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의 악행을 폭로했던 서머 저보스는 트럼프가 진행했던 NBC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프렌티스>의 출연자였다. 2007년 일자리를 부탁하기 위해 베벌리힐스 호텔에서 트럼프를 만났던 저보스는 그곳에서 트럼프가 허락 없이 키스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며칠 후 다시 만났을 때에는 트럼프가 딥키스부터 시작해 가슴까지 만졌으며, 강제로 침대에 눕힌 후 성관계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그녀가 거부하자 트럼프는 “원하는 게 뭔데, 원하는 게 뭐야?”라고 물었고, 그녀가 “그저 저녁이나 함께하려고 왔다”고 말하자 알겠다며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말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트럼프는 “당신은 사랑을 모르는 것 같다. 아니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추근댔다.
이밖에 <어프렌티스> 관계자들의 증언도 주목할 만하다. 진행자, 편집자 등 관계자들은 평소 트럼프가 거칠고 무례했으며, 저급한 음담패설을 즐겼다고 증언했다. 여성 출연자들을 가슴 크기로 점수를 매기는 등 여성을 향한 성희롱 발언도 자주 했으며, 어떤 출연자와 섹스를 하고 싶은지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역시 기자회견으로 트럼프를 고발한 뉴욕의 요가 강사인 카레나 버지니아는 1988년 US오픈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러 갔을 때의 악몽을 털어 놓았다. 트럼프가 다른 남자에게 자신을 가리키면서 “이봐, 저 여자 좀 봐. 저런 다리는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한 버지니아는 자신이 마치 사람이 아니라 물건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성희롱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다가온 트럼프는 버지니아의 팔을 붙잡고 가슴을 만지면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라고 위협했다. 버지니아는 “나는 그때 무서웠고, 힘이 없었다. 짧은 치마와 하이힐 차림의 내 자신이 수치스러웠다. 그런 기분은 한동안 계속 됐다. 그 후로 미니스커트나 하이힐을 신고 다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기자회견을 열었던 제시카 드레이크는 트럼프가 과거 하룻밤에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성인영화 배우 겸 감독인 드레이크는 “2006년 네바다주 타호에서 열린 자선골프대회에서 만난 트럼프가 나를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초대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가는 것이 싫어 동료 두 명과 함께 갔는데 트럼프가 우리를 허락도 없이 껴안고 키스했다”고도 말했다. 방에서 빠져나온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건 트럼프는 드레이크가 재차 데이트 신청을 거절하자 “뭘 원해? 얼마면 돼?”라고 물었고, 급기야 하룻밤에 1만 달러와 함께 트럼프 전용기를 사용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이 제안 역시 거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인대회 주최자였던 트럼프는 미인대회 참가자 여성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도 수없이 보였다. 가장 큰 예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탈의실을 침입하는 행동이었다. 2001년 미스 애리조나인 타샤 딕슨은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미스 틴 USA 대회 참가자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 탈의실에 갑자기 트럼프가 들어와서 당황했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탈의실에는 15세 미성년 소녀도 있었으며, 대분의 여성들은 반나체이거나 나체였다. 트럼프는 어쩔 줄 몰라하는 여성들에게 “걱정마, 숙녀분들. 나는 이런 장면 많이 봐왔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와 관련, 2005년 트럼프는 <하워드스턴쇼>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미인대회 시작 전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모두가 옷을 갈아입고 있는 무대 뒤로 가볼 때다. 그곳에 남자라고는 나 혼자다. 나는 대회 개최자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탈의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나체로 서있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1997년 미스 USA 대회에 미스 유타 자격으로 참가했던 템플 타가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회 리허설 때 벌어졌던 성추행 경험을 폭로했다. 그녀는 “트럼프가 내 입술에 키스를 했다. 당시 트럼프는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당시 트럼프에게 키스를 당한 여성들은 더 있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2013년 미스 워싱턴인 카산드라 시얼리스는 미스 USA 대회에 참가했을 때 트럼프가 여러 차례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증언하면서 “트럼프는 미인대회 참가 여성들을 마치 소떼처럼 다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성추행 대상은 아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데일리비스트>는 지난해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가 이혼 소송 당시 법정에서 했던 증언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이바나의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1989년 부부관계 도중 이바나를 폭행했으며, 이를 가리켜 이바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간’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모든 혐의에 대해 트럼프는 현재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 “모든 것이 클린턴 측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는 “선거가 끝나면 모두들 고소해버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결백을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트럼프를 향한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은 싸늘히 식은 것처럼 보인다. 10월 24일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들의 55%가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성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관계없는 지지율 역시 클린턴이 트럼프를 두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 클린턴 50%에 트럼프 38%로 그 차이는 무려 12%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사정이 이러니 클린턴 측이 벌써부터 정권인수 준비에 착수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트럼프의 여성관은 어떻게 형성됐나? 고교 때도 미녀 밝혀 ‘레이디스맨’ 평소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듯한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과연 그가 여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여성관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를 찾기 위해 트럼프의 고등학교 시절에 주목했다. 어릴 때부터 워낙 말썽쟁이였던 트럼프는 이런 까닭에 규율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명문 사립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NYMA)에 보내졌다. 하지만 아무리 엄격한 규율도 트럼프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았다. 남학교였던 교내에 여학생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지만,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가 멀다하고 여학생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여학생을 데리고 올 때는 반드시 예쁜 여학생만 골라서 데리고 왔다. 이에 동창생인 조지 화이트는 “트럼프는 여학생들의 외모에 특히 신경을 썼다. 트럼프에게 여학생은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트럼프가 플레이보이였다고 말한 화이트는 “트럼프는 한 번도 똑같은 여학생을 데리고 온 적이 없었다. 여학생들은 매우 예뻤고, 세련됐으며, 옷도 잘 입었다. 상류층 여학생들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런 트럼프의 플레이보이 이미지 때문에 동창생들은 졸업앨범에 트럼프를 가리켜 ‘레이디스맨’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여성을 대하는 트럼프의 강압적인 태도는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로부터 비롯된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는 추측했다. 트럼프의 평생의 롤모델이기도 한 아버지는 완고하고, 집안에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인물이었다. 크건 작건 모든 일은 부친인 프레드가 결정권을 쥐고 있었다. 이는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이바나가 소개했던 에피소드를 보면 잘 드러나 있다. 1970년대 말 남자친구였던 트럼프의 초대를 받아 트럼프 가족의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됐던 이바나는 당시 트럼프 집안의 분위기를 파악 못하고 실수 아닌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당시 웨이터가 테이블로 오자 먼저 프레드가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이어 트럼프를 포함한 전가족이 따라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바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가 생선 요리를 주문하자 프레드는 웨이터에게 “아닙니다. 이바나는 생선을 먹지 않을 거예요. 스테이크로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바나는 “아니다. 저는 생선을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트럼프는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던 이바나를 꾸짖으면서 “아버지는 애정을 담아 그렇게 한 것이었다. 당신에게 그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말씀하신 것이었다”라며 아버지를 두둔했다. 아버지 프레드의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은 아들인 트럼프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1980년대 트럼프가 건설회사 사장으로 여성인 바바라 레스를 고용하자 아버지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화를 냈다. 당시를 회상하면서 레스는 “프레드는 트럼프가 나를 고용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었다. 프레드는 늘 나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당신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본인도 모르고 있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전히 아버지를 인생 최고의 롤모델로 여기고 있으며, 언제나 바빴던 아버지를 이해하고 내조하던 전업주부였던 어머니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어머니를 가리켜 “이상적인 여성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