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계 투수 최다승 ‘-6’
필리스 외에도 박찬호를 원하는 팀들은 있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훨씬 편한 내셔널리그 서부조에 속했고 LA의 집에서 가까운 팀들도 박찬호에게 구애를 했지만 그 팀들은 ‘구원 투수 박찬호’를 원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선발의 기회를 언급한 필리스를 택했다.
그렇다고 박찬호에게 선발 투수의 자리가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필리스의 선발진은 탄탄하다. 좌완 에이스 콜 해멀스를 비롯해 브렛 마이어스, 조 블랜턴, 제이미 모이어 등의 4명은 부상이나 트레이드가 없는 한 고정적이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노장 박찬호와 작년 5선발 하위 켄드릭, 왼손 신예 J.A. 햅 등이 경합을 벌이기 된다.
왼손 셋업맨 J.C. 로메로가 약물 검사에 걸려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해 그 자리를 박찬호가 메울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있지만 왼손 타자를 상대할 만한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한 만큼 박찬호의 자리가 거기는 아니다.
스프링 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경우 박찬호는 5선발을 차지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롱맨을 맡을 수도 있다. 작년에 다저스에서 보인 구위 재현과 함께 5일마다 6이닝 이상을 꾸준히 던져줄 수 있는 체력을 과시하면 선발로 복귀한다.
통산 117승을 거둔 박찬호는 노모 히데오가 가지고 있는 동양계 투수 최다승(123승)에 6경기 차로 바짝 다가서고 있다. 올 시즌 선발 확보와 함께 또 하나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셈이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의 두산 베어스 캠프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있는 박찬호는 반드시 선발 투수로 복귀해 국민들에게 희망투를 선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민훈기 메이저리그 야구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