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병역 체납의혹
▲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위)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
인사 청문 대상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현인택 통일부 장관·원세훈 국정원장·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신영철 대법관 후보자 등 5인의 평균 재산이 2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강부자’ 정부 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인택 후보자는 벌써부터 자질론 시비와 재산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 후보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 시절 ‘통일부 폐지론’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지난해 1월 통일부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현 후보자가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을 입안한 전례가 있고 북한 전문가보다는 대미외교 전문가로 더 알려졌다는 점에서 통일부 장관 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둘러싼 자질론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불거지자 현 후보자는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월 29일 “현 내정자는 ‘통일부 폐지’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고 통일부 폐지 주장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며 “현 내정자는 인수위 시절 외교통일안보분과에 몸담았기 때문에 통일부 폐지 문제는 소관업무도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현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현 후보자는 서초구 서초동의 아파트 2채, 제주도 주택 2채와 토지, 예금과 골프회원권 및 부인 명의의 상가 등을 모두 합해 25억 7056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현 후보자는 제주도의 주택 2채와 토지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설명하면서도 부모의 재산고지는 거부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청문회를 통해 현 후보자의 부실 신고 및 세금 탈루 의혹 등을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야당은 또 교수 출신인 현 후보자가 논문을 표절했는지 여부 및 미국에서 태어난 큰아들의 이중국적 문제 등에 대해서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윤증현 후보자는 자질과 도덕성 시비가 청문회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 후보자가 IMF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초유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적임자인지를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자질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윤 후보자 또한 재산 형성을 둘러싼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강남구 도곡동에 8억 8000만 원짜리 아파트와 예금 3억 7200만 원 등 모두 21억 7169만 원을 신고했다. 윤 후보자의 부인 이 아무개 씨가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의 밭(1231㎡)을 실제 경작하고 있는지 아니면 투기 등 목적으로 매입했는지 여부도 검증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부인 이 씨는 지난해 8월 양평군 밭을 매입한 뒤 같은 해 10월 영농계획서를 첨부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야당은 윤 후보자의 장녀가 지난해 9800만 원을 들여 두 명의 외국인과 함께 삼청동 단독주택을 매입한 배경에 대해서도 철저히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자가 1968년 어깨와 무릎 이상 등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은 부분도 청문회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구성 탈구, 좌슬관절 운동제한고도’(어깨와 무릎의 이상) 병명은 당시 군복무 면탈 목적으로 악용된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원세훈 후보자의 경우 지난해 행안부 장관 청문회 당시 한 차례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정치 청문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야권의 파면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민주당은 청문회 보이콧을 저울질하고 있어 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문회가 실시될 경우 ‘용산 참사’에 따른 책임론과 정보기관 수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자질론 시비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 청문회 때 불거진 바 있는 원 후보자와 장남의 병역 특혜 및 재산 형성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