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평택물류센터와 지역주민 간 갈등 첨예
1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소재 (주)코스트코 코리아 평택물류센터 정문 앞에서 지역주민 20여 명은 물류센터 가동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소음 및 진동 탓에 일상생활은 물론, 재산권까지 침해 받고 있다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일부 지역주민들은 코스트코 정문을 진출입하는 차량들 앞에서 ‘생존권’을 주장하며 드러눕기도 해 향후 강도 높은 집회를 예고했다.
가칭 코스트코소음진동피해주민대책위는 “코스트코 건물 지붕 위에서 돌아가는 냉각기 팬소리와 100대 가까운 냉동차량 발전기 소리로 인해 우리 주민들은 현재 만성피로와 두통 등 심각한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다”며 “또한 100대 가까운 냉동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유 매연으로 인해 목이 따갑고, 소화불량까지 시달리고 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대책위는 특히 “42가구 600세대 정도 될 것으로 보이는 주거지역 앞에 코스트코 평택물류센터가 버젓이 들어와 심각한 소음 및 진동을 유발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라며 “원룸 등 다가구 주택이 밀집돼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고, 임대사업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스트코는)믿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코스트코 코리아 평택물류센터와 주거지역은 불과 30m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으며, 최근 실시한 소음 측정 결과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소음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시 한 관계자는 “코스트코 평택물류센터의 생활민원이 발생해 지난 10월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기준치 55데시벨(DB) 보다 높은 58.3데시벨을 기록해 시정명령을 내린 상태”라며 “코스트코는 지난달 27일 공문을 보내와 5개월의 시정 기간을 달라고 했지만, 평택시는 주민 입장에서 빠른 시일 내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소 (대책수립)기간을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지역주민들과 평택시 그리고 코스트코 관계자들이 지난달 28일 만난 자리에서 김진우(코스트코 평택물류센터) 부점장은 “입주하기 전 주거지역이 있었던 것을 알지 못했다”며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윗선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대책위는 이런 부분에 대해 “코스트코가 들어오기 전부터 주거지역이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무슨 말 같지 않은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최초 민원을 제기한 시점이 지난 8월 20일이었는데 지금껏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것은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겠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책위는 주택가를 향해 세워져 있는 100대 가까운 냉동차량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줄 것과 함께 냉동창고 위치 변경, 옥상냉각기 등에 차음벽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 평택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다.
대책위는 “주거지역이 있는데도 환경 피해를 예상하지 못하고, 기업 입맛에 맞게 건축허가를 내 준 것은 평택시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향후 국민권익위와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접수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해소될 때까지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스트코는 지난 9월 24일까지 냉각기 소음 등에 대해 대책을 마련한 후 운영에 들어가겠다고 지역주민들에게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 다른 대책 없이 10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민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