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저씨’ 라운딩 약속
“뭐, 별로였다.”(양용은)
“하기야, 나는 지옥의 8년을 버텨냈다. 조만간 댈러스에서 함께 라운딩하자.”(부시)
“좋다.”(양용은)
‘아시아의 골프영웅’ 양용은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63)과 비밀리에 회동했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이웃사촌으로 동반라운딩을 즐기기로 했다.
양용은은 현지시간으로 8월 18일, 그러니까 ‘PGA챔피언십 쾌거(8월16일)’ 이틀 후에 테일러메이드 본사가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같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 언론에 19일 ‘양용은이 부시와 만날 것’이라고 보도된 순간 이미 회동은 이뤄진 것이다.
이날 만남은 양용은의 말처럼 “부시가 찾아온 격”이었다. 즉 양용은은 메이저대회 우승인사차 스폰서 회사를 방문한 것인데 이 자리에 같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부시 전 대통령이 찾아온 것이었다.
마침 8월 초 한국을 방문해 양용은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기도 한 부시 대통령은 양용은과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댈러스에서 함께 라운딩을 하기로 했다.
양용은과 이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먼저 “정말 대단하다”고 양용은의 우승을 축하했고,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아느냐? 나랑 아주 친하다”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양용은이 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축하전화를 받은 것을 몰랐던 것이다.
양용은이 “마치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느낌”이라고 부시의 인상에 대해 얘기하자, 부시는 “(같은 댈러스에 사니) 이웃집 아저씨가 맞다”라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특히 PGA챔피언십과 관련해서 부시는 “타이거 우즈와 챔피언조로 플레이하는데 많이 긴장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양용은이 “처음엔 좀 그랬는데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고 답하니 부시 대통령은 자신도 “지옥의 8년(미국 대통령 재임기간)을 버텨냈다”고 응수해 눈길을 끌었다.
골프 마니아로 알려진 부시 전 대통령은 댈러스 및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골프실력은 핸디캡1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