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먼저 열어야 복귀 문 열린다
홍상수 감독과 여배우 김민희의 불륜설이 불거지면서 아무래도 가장 걱정이 많아진 이들은 이들과 영화로 얽혀 있는 이들이었을 것이다. 특히 이미 촬영이 끝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의 경우 개봉 시점을 잡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였다. 특히 이번에 개봉하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이 문제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홍 감독과 처음 작품을 한 김주혁과 이유영은 자신들이 애써 출연한 영화가 언제 관객을 만날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이 영화의 배급을 맡은 배급사 NEW는 하반기 개봉 라인업에 올라 있던 이 영화의 개봉 시점을 두고 고민에 빠져야 했다.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할 만큼 영화 자체는 좋았지만 홍 감독의 개인사가 문제였다.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당시 모습.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홍보 스틸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에 들어가 개봉을 기다리는 홍 감독의 영화는 몇 편 더 있다. 우선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영화로 올해 초 강원도 강릉과 삼척 일대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김민희 정재영 송선미 안재홍 등이 출연했다. 또 한 편의 영화는 프랑스 칸에서 촬영이 진행된 영화로 김민희와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는 상태다. 홍 감독의 영화인 데다 김민희까지 출연해 더욱 화제가 집중되고 있는 두 편의 영화다.
지금 분위기라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해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개봉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개봉할지라도 또 다시 기자간담회 없는 언론배급시사회에 감독과 여주인공이 빠진 GV가 진행될 수도 있다.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홍보 마케팅이 전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는 영화인 터라 배급사들도 난처함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기간이 끝난 뒤 연예계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채 홍 감독과의 영화에만 두 편 출연한 김민희가 서서히 컴백을 준비 중인 것. 홍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김민희가 상당 기간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김민희 측이 보다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김민희가 차기작 선정에 돌입했다고 얘기한다. 전 소속사와 다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 김민희의 일을 봐줬던 매니저가 개인적으로 김민희의 차기작 선정을 돕고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김민희는 충무로에서 가장 돋보이는 여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스타성을 갖춘 연예인이던 김민희는 최근 몇 년 새 연기력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으며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홍 감독과의 불륜설이 급제동을 걸기 전까지 김민희는 충무로에서 가장 각광받는 여배우 가운데 한 명이었다.
문제는 영화계 컴백을 하려면 불륜설에 대해 무언가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불륜설이 제기된 이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대중이 이런 침묵을 인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일 뿐이다.
관건은 어떤 내용을 어느 정도 수위로 밝히느냐다. 우선 불륜설 인정 또는 부인해야 한다. 인정할 경우 어느 수위까지 언급할 것인지, 반대로 부인할 경우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확실한 설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잠시 관심이 수그러들었을 뿐 여전히 홍상수 김민희 불륜설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는 사안일 수밖에 없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