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도시공사 지원금 약속 나몰라라”
시장실을 항의 방문한 포승산단 이주자택지주민들.
[일요신문] 최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소재 포승2일반산업단지 내 이주자택지 주민들이 ‘이주자건축지원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며 평택시와 평택도시공사를 상대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가칭 포승산단이주자건축지원금대책위원회(이하 이주자대책위)는 지난달 21일부터 현재까지 평택시청 앞에서 ‘보상업무 협약 내용 이행 촉구’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 오고 있다.
서연자 이주자대책위 위원장은 “포승산단(주)과 평택도시공사는 이주자택지를 공급받은 사람들에게 건축지원금 7000만 원과 생계지원비 형태의 정착금 10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만 한 채 지금껏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 위원장은 “포승산단(주)·평택도시공사·평택시와 몇 차례 면담이 이뤄졌지만 그때마다 포승산단 분양이 완료되면 주겠다고 말만 했지 이에 대한 지급 의사(보증)를 전혀 표시하지 않고 있다”며 “포승2산단을 조성하면서 (공무원 등이) 비리로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를 빚어 놓고 애꿎은 지역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포승2산단 이주자택지 건축지원금 등 보상업무협약을 진행 중인 평택도시공사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연흥 평택도시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간담회에서 “(근본적으로) 포승산단(주)이 책임이 있지, 도시공사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면서 “도시공사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도 현재 상태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입장 표명에 대해 김기성 평택시의회 부의장은 “지역주민들과 합의한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책임도 없다는 평택도시공사가 왜 지금 포승2산단 땅을 팔고 있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유재희 이주자대책위 간사 역시 “지금껏 포승2산단 조성에 간여해 온 평택도시공사가 이제 와서 책임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책임도 없는 도시공사가 포승산단(주)이 신탁회사에 대출을 받을 때 지급보증은 왜 섰냐”고 추궁했다.
포승산단 이주자대책위의 간담회(위)와 항의 현수막.
평택시의회와 이주자대책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평택도시공사 측에 포승2산단과 관련, 신탁회사와 체결한 계약서, 가정산서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앞서 이주자대책위는 지난달 28일 공재광 평택시장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특별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갈등만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희 이주자대책위 간사는 “공 시장은 면담 자리에 얼굴만 비춰 놓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며 “지역주민들의 어려운 사정도 들어주지 않고 도망친 공 시장의 행동이 바로 평택시 행정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유 간사는 “평택시와 평택도시공사의 책임 없는 답변은 결국 지역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평택도시공사를 상대로 한 법적 책임과 공 시장의 낙선 운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승2산단 조성 당시 우양에이치씨와 포승산단(주)은 이주자택지 주민들에게 건축지원금 등 8000만 원을 우선 지급하겠다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지금껏 신탁회사 대출금 및 이자를 갚는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희범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