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을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하도록 추천한 인사는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은 오랜 지인 사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퓰너 회장과 한·미 간 민간 교류협력체제를 구축을 논의했고 2016년 2월에도 미국 대선 전망과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서로 교환했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워싱턴 D.C의 헤리티지 의회빌딩 2층 컨퍼런스센터를 ‘김승연 컨퍼런스센터’로 명명할 정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요신문 DB
미국 정부와 특별히 연결고리가 없는 재계는 김 회장의 미국 방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보호무역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재협상 전망이 나오는 등 국내 기업 수출에 영향이 갈만한 요소가 많다. 그러나 김 회장의 공식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트럼프 정부 측과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취임식에 참석해도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공식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어떤 논의를 할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 입장에서만 살펴봐도 대미 관계는 중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하면 당장 태양광산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의 태양광산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건 아니다”라며 “태양광산업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어떻게 진행될지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트럼프 인맥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지난 8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공화당 인맥과는 상대적으로 멀어졌기 때문이다. 재계 입장에서 미국은 주요 수출 시장인 만큼 미국 정계와의 인맥은 중요하다. 실제 지난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도 재계에서는 오바마 인맥 구축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취임을 축하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2010년 7월 LG화학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환담했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초대를 받아도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라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초대를 받았더라도 개인적으로 연락이 갔을 것이라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