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다홍치마”
블랙번은 안정환의 팀훈련 참가를 요청하는 레터(공식문서)를 FC메스에 보내면서 이적이나 연봉, 구단주의 사인 등이 명시되지 않은 단순하고 형식적인 내용만 담았다. 그러나 뒤스부르크는 달랐다. 이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돼 있었고 가장 중요한 연봉 액수(54만유로)가 제시돼 있었으며 구단주의 사인이 들어간 레터를 보낸 것이다.
그동안 팀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마음 고생을 톡톡히 한 안정환으로선 믿을 만한 레터를 받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이 독일보다 프랑스리그가 더 낫다며 독일행을 만류한 탓도 컸다.
그러나 메스에 잔류하는 게 축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더욱이 메스 감독이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마음이 떠난 선수를 어떻게 경기에서 뛰게 할 수 있겠냐’고 말한 내용이 안정환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안정환은 2006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기로 결심했고 뒤스부르크의 ‘러브콜’을 수용하면서 곧장 독일로 건너갔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