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1월 방송 결정 이어 고소영도 드라마 주인공 물망에
방송가로 시선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이슈몰이 중인 <도깨비>의 공유, 이동욱을 비롯해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 <낭만닥터 김사부>의 한석규와 유연석, <닥터스>의 김래원, <W>의 이종석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푸른바다의 전설>의 전지현, <또 오해영>의 서현진 등이 나름 분전했지만 거센 ‘남풍’은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2017년은 다를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전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언니’들이 줄줄이 컴백하기 때문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후 대중을 만나기만을 기다리는 언니도 있고, 컴백작을 놓고 최종 결정만을 남겨놓은 언니도 있다. 연초 이들의 행보가 2017년 ‘우먼파워’의 강도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안방극장 나들이에 나선 이영애가 출연하는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포스터.
이영애는 2004년 방송된 사극 <대장금> 이후 무려 13년 만에 안방극장 나들이에 나서게 됐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2005년작임을 고려해도 12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 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조선시대 여류예술가 신사임당과 한국 미술사 강사 서지윤 등 1인 2역을 소화한다. 2015년말 강원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및 현장공개에서 변하지 않는 미모를 강조했던 그가 출연하는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미 중국 외에도 해외 각국에 수출됐다. 아시아를 넘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한류의 불모지였던 곳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 <대장금>의 주역이었던 그의 행보를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고소영 역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2007년 드라마 <푸른 물고기>, 영화 <언니가 간다> 출연 이후 10년간 연기 활동이 없었던 그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의 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랐다. 이미 출연 제안을 받고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결혼 및 출산 소식을 알렸던 고소영은 이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CF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완벽한 아내>에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다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해가는 아줌마 역할을 맡아 자신의 현재 모습을 투영한 연기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영애와 고소영은 각각 1971년, 1972년 생으로 2017년 기준 각각 46세와 45세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지만 CF와 여러 방송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는 전성기 시절 못지않다. 이런 부분이 오히려 요즘 TV 채널 주도권을 쥐고 있는 40대 이상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드라마 외주 제작사 대표는 “아이돌 출신이나 20대~30대 초반 젊은 배우들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정통파 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의 컴백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단순한 화제몰이를 넘어 안방극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화 <언니가 간다> 출연 이후 10년간 연기 활동이 없었던 고소영은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의 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랐다. 사진 출처 : 고소영 인스타그램
여기에 또 한 명의 여배우의 컴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름 아닌 김남주. 2012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45%가 넘는 시청률을 거뒀던 그는 벌써 5년째 휴식기를 갖고 있다. 그동안 숱한 작품의 러브콜을 받고 출연을 검토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영애, 고소영 등의 컴백이 성공을 거둔다면 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각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에서도 눈에 띄는 언니가 돌아온다. 요즘 트렌드로 떠오른 ‘걸 크러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센 언니’ 이효리의 귀환이다. 그는 작곡가 김형석이 수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이미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정규 5집 <MONOCHROME> 발표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효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솔로 이효리의 성공시대를 열었던 <텐미닛>을 만든 김도현 작곡가와 다시 손을 잡았다. 또한 남편인 이상순 역시 앨범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리의 컴백은 최근 8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가수 겸 배우 엄정화의 컴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 일색인 가요계에서 성숙한 매력을 물씬 발산하는 엄정화, 이효리의 활동이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연초 SES의 컴백까지 더해지며 언니들의 가요계 영향력이 큰 한 해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