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음봉사단 이사 맡아 박근혜 총재 대신 회의 진행하는 등 실세 정황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본명은 최필녀가 아니었다. 최 씨는 2014년 최순실에서 최서원으로 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비즈한국’은 구국여성봉사단 이사와 새마음봉사단 사무총장을 지낸 최필녀 씨의 신분 확인 문서(신원조사서, 인감증명서, 호적등본, 이력서 등)를 입수하고 최순실 씨와 다른 인물임을 확인했다. 최필녀 씨는 최순실 씨(1956년생)보다 14세 많은 1942년생이었다.
최필녀 씨의 남편 김 아무개 씨(76)의 호적등본에는 그녀의 부모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최태민과 임순이가 아니었다. 또 그녀의 남편 이름도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이름인 김영호나 정윤회가 아니었다. 1972년 7월 김 씨와 혼인신고를 한 그녀에게는 올해로 47세, 45세가 된 두 아들도 있었다.
최 씨가 새마음봉사단에 제출한 이력서 내용과 그동안 알려진 최순실 씨의 이력도 달랐다. 그녀는 1963년 수도여자사범대학(세종대학교의 전신)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노동청 행정주사(1963년 10월~1965년 4월), 한국해외개발공사 사원·의원(1965년 4월~1970년 5월)을 지내다 구국여성봉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국여성봉사단이 새마음봉사단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후에는 새마음봉사단에서 이사와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음봉사단 총재로 지낼 당시 최필녀 이사가 이사회 회의 및 총회를 진행했다. 회의록에서 최필녀 씨가 실세였을 것으로 보이는 문구가 다수 발견됐다.
최순실 씨의 본명이 최필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음봉사단 총재로 지낼 당시 최필녀 씨 또한 ‘실세’였을 정황 근거가 발견돼 눈길을 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새마음봉사단 이사회 및 총회 회의록에는 최필녀 씨가 박근혜 총재 대신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 안건에 대한 결정을 이끌었다.
안건 사안은 새마음종합병원·새마음한방병원의 사회복지법인 경로마을 기부, 박근혜 총재 재추대 및 임원 선임, 인천 주안동 소재 소유 재산 사회복지법인 경로복지원 기증, 새마음봉사단 해산 등이다.
1979년 9월 20일 개최된 이사회 회의에서 최필녀 이사는 “박근혜 총재님께서 참석하시지 못하시고 본인에게 회의 진행을 하라는 명이 있어 본인 사회로 지금부터 사단법인 새마음봉사단의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고 했고, 이후 다섯 번의 회의에 박근혜 총재가 모두 참석했지만 진행은 최필녀 이사가 맡았다. 또 1979년 9월 열린 새마음결의실천대회에서 박 총재 대신 새마음봉사단기 및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최순실 ‘불출석 꼼수’ 검찰 수사 인정 ‘자충수’ 될 수도 최순실 씨가 헌법재판소에 지속적으로 ‘불출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최순실 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핵심인 최순실 씨가 불참함에 따라 그날 변론기일 역시 ‘맹탕’으로 끝났다. 특히 최순실 씨는 전날인 9일 특검에는 탄핵심판 준비를 이유로, 10일 헌재에는 특검 수사와 재판을 이유로 모두 불출석 의사를 밝히는 탄핵심판 ‘농단’ 행태를 보였는데, 헌재 재판관들은 최 씨와 정 전 비서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증인 출석을 거부한다고 판단할 경우 강제구인에 나설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 씨가 불출석 행보를 보임에 따라 탄핵심판 기일이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 기간 내에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나지 않도록 탄핵심판 기일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전략에 맞춰 최 씨가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최 씨가 본인이 처벌받을 수 있는 형사 재판에서는 적극적으로 증거의 진위를 다투며 처벌 수위를 최소화하려는 작전을, 동시에 헌재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더욱더 공동운명체가 된 박 대통령의 유리한 결정을 위해 본인까지 덕을 보려고 출석 거부를 통한 재판 지연 전략을 짠 것 같다”며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본인 재판에서도 유리한 결정이 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형사재판인 법원과 탄핵 심리인 헌재의 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불출석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헌재 흐름에 밝은 대법원 관계자 역시 “헌재가 형사재판 형식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따진다고 했지만 헌법재판과 형사재판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 않느냐”며 “검찰 수사 기록에 증거능력을 부여할 경우 최 씨의 불출석은 검찰 수사 기록에 대한 인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