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디딤돌이냐구
김 전 의장의 한 측근은 최근 기자에게 “당 의장이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만큼 이제 연말 대선을 목표로 차분하고 계획적인 대권행보를 걷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의장은 이와 함께 자신이 의장 시절 근간을 유지했던 사학법과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에 대해 새 지도부가 한나라당과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 당내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김 전 의장이 대망론을 접지 않을 경우 정세균 의장 등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 작업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제3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외부 인사 영입작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전 총장 등 제3 후보군들은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한 열린우리당 대주주들의 기득권 포기가 담보되지 않는 이상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 작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대선 불출마 등 기득권 포기 압박을 받아왔던 김 전 의장이 대망론 강행 입장을 다시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범여권 통합 작업은 물론 당내 계파 간 대권 주도권 싸움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